사회
[단독] 도난당한 정선 '황려호' 경매 논란
입력 2012-03-21 00:00  | 수정 2012-03-21 05:42
【 앵커멘트 】
20년 전 도난당한 진경 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의 그림 한 점이 유명 그림 경매장에 버젓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당시 작품을 갖고 있던 가족의 요구로 다급하게 출품은 취소됐지만, 출처를 놓고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엄민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조선시대 문인화가 겸재 정선의 황려호.

가로 50cm, 세로 1m인 이 작품은 조선 시대 여주의 한강 변을 화폭에 담아 현재 가치가 5억 원에 이릅니다.

이 작품이 경매에 출품된다는 소식에 미술 애호가들이 큰 관심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경매 주관업체인 서울옥션은 돌연 경매 출품을 취소했습니다.


황려호가 도난당한 작품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겁니다.

▶ 인터뷰 : 서울옥션 관계자
- "(유가족이) 저희에게 그런 문제 제기를 하셔서 지금 그 작품은 경매 출품을 취소했습니다."

도난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1993년 1월.

원로서예가 고 일중 김충현 씨의 집에 도둑이 들어 황려호를 비롯한 겸재 정선의 산수화 9점이 사라졌습니다.

당시 주요 일간지에서도 도난 사건을 크게 다뤘습니다.

▶ 인터뷰 : 김재년 / 고 김충현 씨 아들
- "밤에 아주 추운 겨울밤에 창틀을 다 뜯어서 작품을 다 바깥에 내놓고…. 면도칼로 작품만 딱 오려서…."

이후 행방이 묘연했다가 20년이 지나 이 작품이 경매업체에서 모습을 드러낸 겁니다.

유가족은 당시 사건을 맡았던 서울 성북경찰서에 다시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절도사건의 공소시효 15년이 지난 만큼 형사처벌은 어려운 상황.

세월이 지나 도난당한 작품이 버젓이 경매장에 등장하면서 경찰과 고미술 업계도 그 출처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MBN뉴스 엄민재입니다. [ happymj@mbn.co.kr ]

영상취재: 배완호, 박세준 기자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