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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3일’ 꿈 많은 스무살..설렘과 두려움의 기지개 켜다
입력 2012-03-19 00:22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슬기 기자] 18일 방송된 KBS2 ‘다큐멘터리 3일에서 새 학기를 맞이한 스무살,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기숙사 남도학숙 학생들의 3일이 그려졌다.
남도학숙은 서울소재 대학에 다니는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출신 대학생들이 생활하는 기숙사다. 성적과 집안 형편을 고려해 810명의 학생들이 선발된다.
한 달에 14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숙식이 해결돼 일명 ‘효자 기숙사라고도 불리는 이곳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4:1이 넘는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2인 1실, 405개의 방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학생들은 서로 다른 810개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남도학숙 학생 중 절반은 신입생이다. 그 가운데 서울살이가 걱정스러워 보이는 두 남학생이 카메라에 잡혔다.

한 명은 작은 가방 하나를 끌고 전라남도 영암에서 혼자 올라 온 최희강 군이다. 짐을 바리바리 싸서 가족과 동행한 다른 신입생들과 사뭇 다른 풍경이다. 최 군은 휑한 방 안에서 쌀 포대에 담긴 이불을 꺼내느라 애를 먹고는 20분도 안 돼 짐 정리를 끝냈다. 아침 6시, 기상음악을 듣지 못하고 늦잠을 잔 그는 아침식사를 놓치면서 서울생활을 시작했다.
신안에서 온 박지수 군은 서울 나들이를 나가 통금시간인 12시가 넘어서도 돌아오지 않았다. 심지어 다음날 신입생 입사식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전라남도 신안군 섬마을 ‘지도에서 올라온 박하서 양은 서울생활 2년차다. 사교육은 꿈도 꾸지 못하던 섬마을에서 스스로 채찍질하며 공부에 전념해 서울로 유학왔다. 1학년 때는 이유 없이 몸이 아파 주말마다 고향에 내려갔다. 섬마을과는 달리 삭막하고 복잡한 서울에 적응하지 못하고 향수병을 앓은 탓이었다. 박 양은 요즘 도통 집에 내려가지 않아 어머니가 서운해 하실 만큼 서울에 적응했다.
방송 말미, 이곳의 학생들은 지금 내가 있는 이 위치에 감사하다”며 더욱 더 열심히 공부하고 꿈을 마음껏 펼치겠다. 하고 싶은 것이 정말 많다”고 웃어 보였다.
새내기들에게 낯설기만 한 서울살이. 남도학숙 신입생들은 한 손에 첫 출발의 설렘을 또 한 손에는 홀로서기의 두려움을 붙잡고 빛나는 스무살의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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