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소재 초등학교 후문에서 친구들과 놀던 피해아동을 유괴한 5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녀는 유괴한곳으로부터 400km 떨어진 경남 양산의 한 초등학교에 아이를 입학 시켰고 5일 동안 친자식처럼 돌보며 생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 결과, 그녀는 남편의 아이를 사산해 버림받을 것을 두려워했고 진실을 감추기 위해 아이를 유괴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방송에서 제작진은 단독으로 그녀의 남편을 어렵게 만나 그녀에 대한 이야기와 현재 심경을 들어봤다. 남편은 아이가 자신을 친아빠처럼 잘 따랐기에 전혀 의심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녀는 여느 엄마들처럼 아이의 등굣길을 배웅하고 집근처 미용실에서 아이의 머리손질까지 해줬다. 아이가 입학한 학교 담임선생님은 물론 그녀와 한 동네 사는 이웃들 역시 여자와 함께 있는 아이가 유괴 당한 아이일 거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웃과 남편은 단단히 착각을 하고 있었다. 그들이 생각하던 아이는 애초부터 없었다. 그간 언니의 집에서 자라고 있다는 아이의 나이는 어느덧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가 됐고, 입학통지서가 나오자 남편은 아이를 찾기 시작했다. 여자는 입양도 여의치 않아 충동적으로 유괴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이상한 점이 있다. 경찰에서 공개한 실종된 장소의 cctv에서 아이는 저항 한번 없이 여자의 손을 잡고 얌전히 걷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여자의 집에 들이닥쳤을 땐, 유괴 당한 아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이는 너무나도 평온하게 잠을 자고 있었다.
아이의 상태가 정말 괜찮았던 것은 아니었다. 피해 아동의 모친은 아이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가짜 이름표를 꺼내더니 ‘이게 내 이름이야라고 하더라”라며 기가 막혔다. 그리고 종종 신경질을 낸다”고 토로했다.
아이는 전문가와의 상담에서 아줌마(유괴범)가 맛있는 것을 사줄테니 같이 가자고 했다”며 강아지를 잃어버렸다고 해서 같이 찾았고, 놀이동산에도 가 좋았다”고 말하면서도, 엄마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좋고 나를 억지로 데려간 아줌마가 제일 싫다. 혼날까봐 가기 싫다고 하지를 못했다”고 아픔을 감추지 못했다.
충동적으로 아이를 유괴했다는 말과는 달리 여자는 옷이며 군것질들을 이미 구비해둔 상태였다. 그 모든 것으로 아이의 환심을 사려 했지만, 친절 속 감춰둔 흑심을 아이는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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