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모두 극도로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선거를 앞두고 사소한 말실수나 잡음이 대세를 그르치는 경우를 수도 없이 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결국 일이 터졌습니다.
잘못된 인물을 공천했다 다시 공천을 뺏는 일이 발생했씁니다.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는 어제 역사관 논란을 빚었던 이영조, 박상일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습니다.
정홍원 공천위원장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정홍원 / 새누리당 공천위원장
- "공천위는 깊이 있게 토의한 결과 '해석에 따라선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할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이에 미뤄 유감의 뜻을 표한다. 이에 공천위는 이영조, 박상일 후보의 공천을 취소키로 결정했다"
강남을에 공천을 받은 이영조 후보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재임 시절인 지난 2010년 국제학술회의 발제에서 제주 4·3사건을 '공산주의자가 주도한 폭동'으로,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민중반란'으로 표현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강남갑에 공천을 받은 박상갑 후보 역시 지난해 8월 펴낸 저서 '내가 산다는 것은'에서 독립군을 '테러 단체'에 비유하고, 한일 강제병합을한국인 민간단체가 청원했고 한국 내각 대부분이 이를 찬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무리 보수주의자라 하더라도 이런 역사관은 선뜻 수용하기 어려운 극우주의적 사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 13일 뉴스 M에 출연했던 이준석 비대위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이준석 / 새누리당 비대위원
- "예를 들어 역사관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 새누리당의 새로운 쇄신의지 또는 정체성과 어긋나는 후보가 그 부분에서 명확한 해명이 없다면, 물론 해명을 듣고 움직이겠지만 해명이 없다면 우리는 국민눈높이에 맞게 의견을 낼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이런 인물이 공천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
그것도 새누리당 강세지역인 강남에서 말입니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이들을 추천한 사람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공천심사위원장이 책임을 져야 할까요? 아니면 권영세 사무총장이 책임져야 할까요?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이영조 후보와 박상일 후보의 역사관 논란이 있었던 지난 13일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중요한 얘기를 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박근혜 /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 "도덕성 문제는 공천위에서 엄격히 심사한 것으로 안다. 거기에 해당됐다면 공천이 안됐을 것입니다."
당시에는 이영조, 박상일 후보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고 공천을 취소할 생각도 없었다는 뜻일까요?
정홍원 공추위원장도 당시 이들의 공천 취소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정홍원 공추위원장이 국민 눈 높이를 잘 몰랐던 것일까요?
새누리당에서 공천 논란은 더 있습니다.
경북 경주에 공천을 받은 손동진 전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손 후보는 지난 설 명절을 전후해 지역 언론인들에게 금품을 살포한 일에 관여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몇몇 후보들도 공천이 부적절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통합당도 공천 논란이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공천을 받은 임종석 사무총장은 결국 여론의 후폭풍을 맞고 사퇴했습니다.
지난 9일 사퇴한 임종석 사무총장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임종석 / 민주통합당 전 사무총장
- "야권연대가 성사된 뒤 당이 안고갈 부담까지 책임지고 싶었지만 세상 일이라는 게 늘 마음 같지는 않은 것 같다며 사무총장과 총선후보로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다"
저축은행 비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화영 전 의원 역시 공천이 취소됐습니다.
신경민 민주통합당 대변인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신경민 / 민주통합당 대변인
- "어제 한명숙 대표가 부산서 얘기할 때만 해도 자진 사퇴를 기다리고 있었다. 당이 이 전 의원 본인의 결정을 기다렸으나 더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에 자격 박탈 결정을 내렸다"
민주통합당은 이와 함께 당내 여론조사를 앞두고 금품을 돌린 의혹을 받고 있는 전혜숙 후보에 대해서도 서울 광진 갑 공천을 박탈했습니다.
그러나 논란이 컸던 신계륜, 오영식 전 의원의 공천은 취소하지 않겠다는 방침입니다.
'나는 꼼수다'의 김용민 씨를 같은 나꼼수 멤버인 정봉주 전 의원의 지역구인 노원갑에 공천한 것을 놓고도 시끄럽습니다.
먼저 김용민 후보의 말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김용민 / 민주통합당 노원갑 후보
- "큰 싸움하러 갑니다. 어떤 선거를 치르는지 그 과정 지켜봐주십시오. 시민들의 승리를 위해 무엇을 하려하는지 유심히 지켜봐주십시오. 깊었던 고민만큼 제 의지도 강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이 정권과 맞장 뜨고 끝장을 보겠습니다."
그러나 서울 노원갑이 정봉주 전 의원의 자치구냐, 지역구를 사유화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노원구에 아무 연고도 없는데다 정치적 검증도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여야 모두 그동안 수도 없이 눈높이 공천을 외쳐왔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논란이 일까요?
왜 공천을 줬다가 뺏는 촌극이 벌어지는 걸까요?
어쩌면 정치권은 아직도 국민 눈 높이가 한참 아래일 것이라고, 그래서 공천을 적당히 해도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요?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정치권은 선거가 끝나고 자신들의 공천에 대해 뒤늦은 후회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유권자들이 국민 눈높이가 어느 정도인지 똑똑히 보여줄테니 말입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hokim@mbn.co.kr ]
선거를 앞두고 사소한 말실수나 잡음이 대세를 그르치는 경우를 수도 없이 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결국 일이 터졌습니다.
잘못된 인물을 공천했다 다시 공천을 뺏는 일이 발생했씁니다.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는 어제 역사관 논란을 빚었던 이영조, 박상일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습니다.
정홍원 공천위원장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정홍원 / 새누리당 공천위원장
- "공천위는 깊이 있게 토의한 결과 '해석에 따라선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할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이에 미뤄 유감의 뜻을 표한다. 이에 공천위는 이영조, 박상일 후보의 공천을 취소키로 결정했다"
강남을에 공천을 받은 이영조 후보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재임 시절인 지난 2010년 국제학술회의 발제에서 제주 4·3사건을 '공산주의자가 주도한 폭동'으로,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민중반란'으로 표현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강남갑에 공천을 받은 박상갑 후보 역시 지난해 8월 펴낸 저서 '내가 산다는 것은'에서 독립군을 '테러 단체'에 비유하고, 한일 강제병합을한국인 민간단체가 청원했고 한국 내각 대부분이 이를 찬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무리 보수주의자라 하더라도 이런 역사관은 선뜻 수용하기 어려운 극우주의적 사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 13일 뉴스 M에 출연했던 이준석 비대위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이준석 / 새누리당 비대위원
- "예를 들어 역사관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 새누리당의 새로운 쇄신의지 또는 정체성과 어긋나는 후보가 그 부분에서 명확한 해명이 없다면, 물론 해명을 듣고 움직이겠지만 해명이 없다면 우리는 국민눈높이에 맞게 의견을 낼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이런 인물이 공천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
그것도 새누리당 강세지역인 강남에서 말입니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이들을 추천한 사람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공천심사위원장이 책임을 져야 할까요? 아니면 권영세 사무총장이 책임져야 할까요?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이영조 후보와 박상일 후보의 역사관 논란이 있었던 지난 13일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중요한 얘기를 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박근혜 /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 "도덕성 문제는 공천위에서 엄격히 심사한 것으로 안다. 거기에 해당됐다면 공천이 안됐을 것입니다."
당시에는 이영조, 박상일 후보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고 공천을 취소할 생각도 없었다는 뜻일까요?
정홍원 공추위원장도 당시 이들의 공천 취소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정홍원 공추위원장이 국민 눈 높이를 잘 몰랐던 것일까요?
새누리당에서 공천 논란은 더 있습니다.
경북 경주에 공천을 받은 손동진 전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손 후보는 지난 설 명절을 전후해 지역 언론인들에게 금품을 살포한 일에 관여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몇몇 후보들도 공천이 부적절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통합당도 공천 논란이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공천을 받은 임종석 사무총장은 결국 여론의 후폭풍을 맞고 사퇴했습니다.
지난 9일 사퇴한 임종석 사무총장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임종석 / 민주통합당 전 사무총장
- "야권연대가 성사된 뒤 당이 안고갈 부담까지 책임지고 싶었지만 세상 일이라는 게 늘 마음 같지는 않은 것 같다며 사무총장과 총선후보로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다"
저축은행 비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화영 전 의원 역시 공천이 취소됐습니다.
신경민 민주통합당 대변인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신경민 / 민주통합당 대변인
- "어제 한명숙 대표가 부산서 얘기할 때만 해도 자진 사퇴를 기다리고 있었다. 당이 이 전 의원 본인의 결정을 기다렸으나 더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에 자격 박탈 결정을 내렸다"
민주통합당은 이와 함께 당내 여론조사를 앞두고 금품을 돌린 의혹을 받고 있는 전혜숙 후보에 대해서도 서울 광진 갑 공천을 박탈했습니다.
그러나 논란이 컸던 신계륜, 오영식 전 의원의 공천은 취소하지 않겠다는 방침입니다.
'나는 꼼수다'의 김용민 씨를 같은 나꼼수 멤버인 정봉주 전 의원의 지역구인 노원갑에 공천한 것을 놓고도 시끄럽습니다.
먼저 김용민 후보의 말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김용민 / 민주통합당 노원갑 후보
- "큰 싸움하러 갑니다. 어떤 선거를 치르는지 그 과정 지켜봐주십시오. 시민들의 승리를 위해 무엇을 하려하는지 유심히 지켜봐주십시오. 깊었던 고민만큼 제 의지도 강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이 정권과 맞장 뜨고 끝장을 보겠습니다."
그러나 서울 노원갑이 정봉주 전 의원의 자치구냐, 지역구를 사유화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노원구에 아무 연고도 없는데다 정치적 검증도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여야 모두 그동안 수도 없이 눈높이 공천을 외쳐왔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논란이 일까요?
왜 공천을 줬다가 뺏는 촌극이 벌어지는 걸까요?
어쩌면 정치권은 아직도 국민 눈 높이가 한참 아래일 것이라고, 그래서 공천을 적당히 해도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요?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정치권은 선거가 끝나고 자신들의 공천에 대해 뒤늦은 후회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유권자들이 국민 눈높이가 어느 정도인지 똑똑히 보여줄테니 말입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hoki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