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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잡는 2AM" K-팝의 승부수는 `노래`
입력 2012-03-14 13:37 

2AM이 1년 반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하자마자 상반기 가요계 가장 큰 화제였던 빅뱅의 새 앨범 독주에 제동을 걸며 음원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대성의 교통사고 지드래곤의 대마초 파동 등을 구설을 겪으며 발표한 빅뱅의 새 앨범은 발표 이후 수록곡 중 블루 판타스틱 베이비 등이 큰 사랑을 받았지만 2주 만에 2AM의 신곡 너도 나처럼의 발매 이후 한 계단씩 내려앉았다. 그동안 미쓰에이, 존박 등이 꾸준히 빅뱅의 왕좌를 노렸지만 단시간에 그쳤던 것에 비해 2AM의 신곡 너도 나처럼은 12일 공개 후 3일이 지난 현재까지 꾸준히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중이다.
2AM의 성공적인 컴백은 어느정도는 예견된 일이었다. 2AM은 2010년 죽어도 못보내 잘못했어 전활 받지 않는 너에게를 연속으로 히트시키며 댄스음악을 주로 선보이던 아이돌 그룹들과는 차별성을 드러냈다.
1년 반 만에 컴백한 2AM의 활동 재개는 현 가요계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가장 중요한 점은 빅뱅 등을 위시한 대부분의 아이돌 가수들이 스타일과 퍼포먼스, 비주얼에 집중한데 비해 2AM은 사람의 목소리와 이를 통한 감성의 전달이라는 음악적 본질에 가장 근접한 형태로 정면승부를 펼쳐 성공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해 나는 가수다를 비롯해 슈퍼스타K 등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열풍은 그동안 화려함에 가려져 있던 보컬리스트들의 가치를 재조명하게 만들어준 계기가 됐고, 실제로 그동안 눈에 띄지 못했던 고수들이 대거 수면 위로 떠오르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이같은 고무적인 분위기에서 아이돌 가수라는 정체성을 가진 2AM이 정통 발라드로 성공했다는 것은 선명한 의미를 지니는 것.
특히 2AM의 성공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은 2AM이 전세계에 불고 있는 K-팝 열풍에 장르적 다양성 측면에서 적잖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팝 가수들은 대부분 퍼포먼스와 비주얼을 앞세운 댄스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이는 먼저 국내 K-팝 댄스음악이 가진 개성과 특장점이 어필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해외팬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우리말 가사와 감성에 호소하는 음악보다는 비주얼과 퍼포먼스가 먼저 인지되는 까닭이다.
이 같은 장르적 경도는 단순히 해외팬들에게 K-팝은 댄스라는 편견을 심을 수 있다는 기우에 국한되지 않는다. K-팝이 해외 시장이 일정 수준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체계로 자리를 잡아가는 만큼 국내 제작자들이 댄스가수들만 대거 양산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것. K-팝의 해외 진출이 역으로 국내 가요계의 장르적 편협함을 만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신인 가수들은 2AM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댄스 음악으로 데뷔 했다.
지난 해 2AM은 일본 진출을 통해 K-팝 발라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바 있다. 이번 컴백의 성공은 2AM을 위시한 국내 보컬리스트들의 해외 진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국내 가요계 역시 다양한 장르가 고루 사랑받을 수 있는 토양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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