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묵은(?) 영화들, 설움 딛고 관객 앞으로
입력 2012-03-14 08:37 

연출자가 적게는 몇 년, 많게는 10년을 가슴 속에 품고 있던 한국영화들이 속속 관객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다양한 소재와 기발한 아이디어, 공감할 만한 내용으로 관객을 만족시킬 예정이다.
전계수 감독이 흥행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영화 ‘러브픽션은 2007년 미장센단편영화제에서 전 감독이 하정우를 만나면서 시작된 작품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여배우 공효진이 이 영화에 합류했고, 투자도 받을 수 있게 됐다. 남성이 여성의 환심을 사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며 사랑을 속삭이지만 시간이 지나 남성의 돌변하는 태도 등 심리 변화를 잘 캐치해 관객들에게 공감을 사고 있다. 하정우의 코믹연기와 공효진의 겨드랑이 털이라는 조합은 개봉 5일 만에 관객 100만명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다.
15일 개봉하는 장윤현 감독의 ‘가비도 우여곡절을 많이 겪은 작품이다. 극을 이끌 여주인공의 하차와 반토막난 제작비 등으로 고생한 영화는 5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2007년부터 작품을 준비한 장 감독이 김탁환 작가의 2009년 소설 ‘노서아 가비를 원작으로 3년 동안 시나리오 수정 작업을 했다. 커피와 고종 황제의 독살이라는 소재로 한 편의 따끈하고 매력적인 영화를 만들어냈다.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더 구체화해 흥미진진하게 극을 이끌어 가 소설과는 또 다른 긴장감과 재미가 전해지는 작품이다.
김지운·임필성·한재림 감독의 공동 프로젝트로 시작한 ‘인류멸망보고서는 2006년 제작에 들어갔다. 제작자가 돌연 사라지고 투자비 등 여러 가지 잡음이 불거졌다. 한재림 감독은 중도 하차했다.
김 감독은 할리우드 데뷔작 ‘라스트 스탠드의 후반 작업을 하다 귀국해 포기했었던 작품의 ‘부활을 축하했다. 인류에게 멸망이 다가오는 징후를 서로 다른 3가지 이야기로 구성한 옴니버스의 독특한 시선이 관객과 교감할 날은 4월께로 예정돼 있다. 김 감독이 로봇SF ‘천상의 피조물, 임 감독이 좀비를 소재로 한 코믹 호러 SF ‘멋진 신세계· 멸망과 인류의 재생을 담은 코믹 SF ‘해피 버스데이를 연출했다.
22일 개봉 예정인 ‘건축학개론은 10년이 걸린 작품이다. 이용주 감독이 2003년 초고를 쓰기 시작한 영화는 첫사랑의 감성을 자극하는 웰메이드 멜로 영화다. 건축공학과 출신인 이 감독이 마음속에 품었던 이야기를 담아냈다.
풋풋하고 순수한 대학교 1학년의 남녀를 연기한 이제훈과 그룹 미쓰에이의 수지, 15년이 지나 다시 만나게 된 남녀는 엄태웅과 한가인이 맡아 최고의 연기를 선보인다. 건축과 첫사랑이라는 소재가 안 어울릴 것 같지만 이질감은 찾아보기 힘들다. ‘광식이 동생 광태, ‘시라노; 연애조작단 등으로 호평 받은 제작사 명필름의 작품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