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가수의 남미 공연은 지난해 12월 비스트ㆍ포미닛ㆍ지나 등이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콘서트를 연 적이 있지만 칠레 단독 공연은 JYJ가 처음이다. JYJ는 칠레 공연에 이어 11일 페루 리마에서도 단독 콘서트를 연다.
JYJ의 음악은 칠레에 음반이 공식 발매된 적이 없지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유튜브 등을 통해 퍼졌다. 이들을 보기 위해서 칠레뿐 아니라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우루과이, 브라질, 멕시코, 스페인 등에서도 팬들이 찾아와 전체의 약 20%가량 객석을 채웠다. 남미 팬들은 JYJ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고 '사랑해요' '같이 가면 길이 된대'라고 한글로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공연장을 찾았다. 공연장 주변에서 노숙하는 팬들도 있었고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은 노래만이라도 듣겠다며 공연장 밖에 자리를 잡기도 했다.
공연장 분위기도 열광적이었다. 공연 내내 한국어로 된 가사를 따라 부르는 팬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공연 중간에는 우리말로 "사랑해"를 외치기도 했고 일부 팬들은 공연 도중 실신해 실려 나가기까지 했다.
첫 곡 '엠티(Empty)'는 멤버들의 마이크 볼륨이 중간중간 낮아지는 등 다소 불안하게 시작했다. 하지만 JYJ의 등장에 팬들이 쏟아낸 환호는 대형 스피커의 음향을 덮어버렸다. 약 1시간50분 동안 JYJ는 '미션(Mission)' '찾았다' '비 마이 걸(Be my girl)' 등 자신들의 대표곡 18곡을 불렀다. 특히 '겟 아웃(Get out)' '에이 걸(Ayyy girl)' 등은 칠레 팬들을 위해 새롭게 편곡해 공연했다.
이날 JYJ의 공연장은 약 3000석 규모로 그동안 JYJ의 무대 중 가장 작은 규모에 속한다. 무대 규모도 다소 작아 가로 약 12m의 복층 구조로 세워졌다. 조명이나 LED, 특수효과 등이 전체적으로 단출했다. 무대는 6명의 댄서까지 함께 서기에도 좁아보였으며 공연장 사운드 역시 다소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대신 JYJ는 동시 통역사를 무대에 올려 팬들과 직접 대화를 하거나 스페인어로 준비한 영상을 통해 부족한 공연 내용을 채웠다.
아직까지 칠레를 비롯한 남미 대부분의 국가에서 K팝 음반은 공식적으로 유통되지 않는다. 따라서 남미 팬들은 주로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수입된 앨범을 구매한다. K팝 CD 1장의 가격은 대략 200~300달러로 정상가에 10배가량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은 유튜브 등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등을 통해 K팝을 즐기고 있었다. 일정 부분은 불법 다운로드를 통해 K팝을 듣고 있다.
현재 남미에 있는 한국문화원은 아르헨티나에 있는 문화원이 유일하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13일에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한국문화원을 개원하고 추후 브라질 등에도 한국문화원을 개원해 한류 열풍에 활기를 불어넣을 예정이다.
[산티아고(칠레) = 이현우 스타투데이기자 / 김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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