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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털녀’ 못한다던 A급 여배우 누구죠? “공효진은 복덩이죠”[인터뷰]
입력 2012-03-08 08:31 

지난달 29일 개봉한 영화 ‘러브픽션은 5일 만에 100만명이 봤다. 로맨틱 코미디가 이렇게 빠른 기간에 ‘100만이라는 숫자를 넘겨 영화계는 깜짝 놀라는 눈치다. 하정우의 ‘연기 변신과 공효진의 ‘겨드랑이 털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넘실대고 있다. 장·단점이 있지만 여전히 예비 관객들은 이 영화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전계수(40) 감독은 이렇게 많은 분들이 봐주신 이유는 하정우와 공효진이라는 두 배우의 힘 때문인 것 같다”고 좋아했다. 그는 하정우를 의리남”, 공효진을 복덩이”라고 불렀다.
투자가 잘 안 됐는데 하정우씨가 영화 촬영할 때까지 기다려줬거든요. 정말 약속을 지키는 믿을만한 남자 같고, 공효진씨는 복덩이죠. 참여의사를 밝힌 뒤 투자자도 결정되고 일이 착착 진행되게 만들었거든요.”(웃음)
‘러브픽션은 제작 무산의 위기가 여러 번 있었다. 메인 투자자를 찾을 수 없었고, 여배우 섭외도 쉽지 않았다. 전 감독은 2007년 미장센단편영화제에서 하정우을 만나 영화 이야기를 한 뒤, 2008년 건넨 시나리오는 2012년이 되어서야 스크린에 소개됐다.
제작보류가 결정돼 하정우는 ‘황해와 ‘의뢰인,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라는 세 편의 영화를 찍었다. 전 감독도 아리랑 국제방송에서 해외 송출용으로 진행한 옴니버스 프로젝트 ‘영화 한국을 만나다의 춘천 편을 찍으며 때를 기다려야 했다.

햇수로 5년. 겨털을 드러낼 여배우 섭외의 어려움이 가장 큰 원인이었냐고 하니 시나리오 문제가 컸다”고 털어놓았다. 자신은 재밌고 유쾌하며 관객에도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투자자들은 덜 상업적이라고 판단했단다. 초고가 그리 많이 바뀌지 않았다고 하니 전 감독의 ‘촉이 맞았다.
물론 여배우들에게 거절도 많이 당했다. ‘겨털이 줄 충격이 심할 것 같은, A급 외모를 가진 배우들에게 제의했으나 손사래를 쳤다. ‘사막의 오아시스 라고 표현해도 모자랄 공효진을 2010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났고, 이듬해 8월부터 11월까지 촬영에 몰입할 수 있었다.
A급 외모를 가진 여배우들은 누굴까. 김태희나 송혜교, 전지현쯤 되느냐고 하니 전 감독은 난색을 표하며 공효진을 칭찬했다. 나중 얘기지만 왜 공효진씨에게 시나리오를 주지 않았을까 후회했죠. 지금 돌이켜보면 어떤 여배우도 공효진만큼 자연스럽게 희진 역할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확신해요. 전혀 당황해 하지 않고 능청스럽게, 또 매력을 잃지도 않았잖아요.”(웃음)
그는 겨털이 드러나는 장면에서 솔직히 관객들이 그렇게 폭소할 줄은 몰랐다”며 겨털이 이슈가 될 수 있을지도 몰랐다”고 했다. 남자가 연애를 하면서 상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변할 수 있는데 그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을 뿐이란다.
영화는 완벽한 사랑을 찾아 헤맨 나머지 서른한 살이 될 때까지 연애 한번 제대로 못해본 소설가 주월(하정우)이 꿈에 그리던 완벽한 여자 희진(공효진)을 만나 펼치는 연애담을 그렸다. 전 감독의 말대로 남성이 여성의 환심을 사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며 사랑을 속삭이지만 시간이 지나 남성의 돌변하는 태도 등 심리 변화를 잘 캐치해 많은 관객들에게 공감을 사고 있다.
물론 이런 남성의 심리 변화보다 겨털을 보고 충격을 받은 관객도 꽤 된다. 전 감독은 ‘겨털이 언제부터 부끄러운 게 됐는가라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정도의 화두를 던졌으면 했다는 바람이 있었다고 했다. 또 처음에 분장팀이 너무 겨털을 수북하게 만들었다”며 리얼리티를 위해 절반을 솎아냈다”는 에피소드를 털어놓으며 웃었다.
아울러 이 영화의 또 다른 목적은 하정우와 공효진에게서 이전까지의 작품과는 다른 캐릭터를 찾아내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강조하며 다음 연출하는 영화를 투자받는데 조금 쉽지 않을까 한다”고 좋아했다.
다음 작품을 벌써 준비해 놨다. 경남 통영 소해물도 등대섬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20대 형사와 50대 가톨릭 신부가 추리하고 밝혀나가는 미스터리 스릴러를 만들 예정이다. 제목은 ‘미로(가제). 조만간 배우 섭외에 들어간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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