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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스페셜, 인간을 이롭게 하는 곤충 ‘장수풍뎅이’
입력 2012-03-01 00:46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지나 기자] 장수풍뎅이는 단단한 껍질로 몸을 감싸고 창과 같이 큰 턱으로 무장한 갑충류의 제왕이다. 이들은 상대방이 아무리 덩치가 커도 싸움을 피하지 않는 투사이자, 온몸으로 먹이를 지키고 사랑을 쟁취하는 충실한 장수다.
29일 방송된 KBS1 ‘환경스페셜에서 짧지만 뜨거운 200여일 장수풍뎅이의 일생을 조명했다.
전북 부안의 청림마을은 참나무 숲을 주거지로 하는 장수풍뎅이의 주요 서식지다. 제작진은 이곳에 장수풍뎅이의 생태를 관찰하기 위한 특별 사육장을 조성했다.
땅 속에서 애벌레로 꼬박 열 달을 보내고, 세상에 나온 이들에게 허락된 시간은 고작 두 달. 장수풍뎅이는 성충으로 보내는 이 시간을 오직 종족 번식만을 위해 할애한다.

카메라에 담긴 수컷들은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먹이 다툼을 벌였다. 큰 뿔을 이용해 자신보다 훨씬 덩치 큰 상대도 한 번에 넘겨 버리는 장면에서 간절함이 느껴졌다.
암컷을 향한 끈질긴 구애도 흥미로웠다. 천적인 새를 피해 낮 동안 낙엽 밑에 몸을 숨기는 장수풍뎅이들은 밤이 깊어 본격적인 애정 활동에 나섰다. 도도한 암컷의 계속되는 거부에 지칠대로 지친 수컷들은 숨을 헐떡이고 뒷다리를 축 늘어뜨리면서도 짝짓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짝짓기를 끝마친 암컷은 조용한 퇴비를 찾아 알을 낳기 위해 떠나고, 남겨진 수컷은 급격히 쇠약해졌다. 짧은 생애 열정을 다해 사명을 완수한 수컷은 낙엽 위에 몸을 누인 채 서서히 죽음을 맞았다.
또 방송에서는 장수풍뎅이를 환경교육의 일부로 활용하는 일본의 사례를 소개했다.
일본은 곤충사육이 보편화 된 애완곤충산업의 선진국이다. 그중 장수풍뎅이는 인기 애완곤충으로, 일본의 아이들은 장수풍뎅이를 키우며 자연스럽게 환경과 생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 뿐 아니라 곤충을 직접 키우는 경험을 통해 책임감을 배양했다.
산업화에 따른 서식지 파괴와 환경오염으로 많은 곤충이 사라져 가고 있음에도 장수풍뎅이는 특유의 생명력으로 2억 년 가까이 살아 남았다. 지구상 가장 짧게 살아 온 생명체인 인간은 ‘작은 곤충 장수풍뎅이에게서 도움을 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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