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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공효진 ‘겨털녀’ 만든 장본인이었다…이유는?[인터뷰]
입력 2012-02-26 10:46 

요즘 영화를 보기 전, 먼저 할 일이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평과 반응을 검색해 보는 일. 영화 ‘러브 픽션(감독 전계수) 관련 글에서는 공효진의 ‘겨드랑이 털(이하 겨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여배우로서 거북할 수 있는 수북한 겨털을 붙이고 자연스럽게 연기해 인상 깊은 장면을 남겼기 때문이다.
‘러브 픽션은 쿨하지 못한 한 남자의 연애담을 독특하게 담아낸 로맨틱 코미디 영화. 희진(공효진)을 보고 한 눈에 반한 소설가 구주월(하정우)의 러브 스토리가 핵심이지만, 주월의 ‘뮤즈 희진의 겨털은 관객을 정신적 충격에 빠지게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5년 전 제작을 시작한 ‘러브 픽션에서 어려웠던 것 중 하나는 겨털을 붙이고 나올 여배우를 구하는 일이었다. 이 난제를 푼 건 공효진이었다. 영화는 하정우도 코믹 연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공효진의 ‘겨털 영화가 됐다.
공효진에게 이 역할을 제안한 건 하정우였다. 하정우는 공효진과 함께 하게 된 이유를 술술 풀었다. 그 신을 사랑스럽게 소화해줄 수 있는 이가 누구인지 떠올렸을 때 공효진이 기가 막히게 잘 할 것 같았어요. 영화 ‘미쓰 홍당무가 영향이 컸죠. 안면홍조증 캐릭터를 ‘어쩜 저렇게 사랑스럽게 만들 수 있을까 했거든요. ‘그것도 했는데 겨털 하나 극복 못 하겠어?라는 생각이었죠. 효진이는 캐릭터를 받아들이고 사랑스럽게 만드는 능력이 굉장한 것 같아요. 이번에도 확인했죠.”(웃음)
하정우는 ‘겨털이 화제가 될 수밖에 없고, 또 엄청난 충격을 받은 팬들도 있다고 하자 놀라는 눈치다. 그는 사랑을 겨드랑이로 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웃으며 겨털을 보고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지만 이제 난 적응이 됐다. 현재로써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고, 다른 사람들도 자주 보면 익숙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영화 홍보를 너무 겨털로 몰아가는 것 아니냐고 하자 코미디적 요소가 재밌지 않느냐”고 되묻는다. 겨털로 충격을 준 건 하정우가 아닌 공효진이니 너무한다고 하자 관객들은 구주월에 몰입해 겨털녀를 체험하는 것”이라며 효진이가 너무 잘 어울린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한다.
영화 속 인물일 뿐이잖아요. 공효진이 이번에 ‘겨털녀 연기를 너무 잘했기 때문에 광고를 못 찍겠어요? 시집을 못가겠어요? 허구잖아요. 모두 분장일 뿐이에요. 공효진과 희진을 잘 분리해서 얘기를 해주면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아요. 단순히 희진의 겨털을 얘기하자는 것일 뿐이죠. 그런 의미에서 우리 영화에서 겨털이 대표가 되도 문제가 없는 것 같다는 거죠.”(웃음)
하정우는 한 번은 좋은 꿈을 꾼 것을 효진이에게 전화해서 말한 적이 있다”며 복 달아나서 뭐라고 자세하게 얘기하진 못했지만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는 민식 형님 덕을 보고 ‘러브 픽션은 네 덕을 볼 것 같다고 했다. 이번에는 겨털 덕을 보지 않나 한다”고 좋아했다.
‘황해부터 ‘의뢰인,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러브 픽션까지. 연달아 4개 작품을 내놨다. 배우로서 영화를 찍는 건 당연하죠. 그것을 통해서 살아있다는 걸 느끼거든요. 중간에 한, 두 달 쉬고 싶을 때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이잖아요. 물론 찍을 수 없는 것을 억지로 하진 않아요. 미쳐서 일만하는 건 아닌가라고 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아니에요.”(웃음)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는 36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러브 픽션으로 연타석 홈런도 때릴 수 있다는 평도 나온다. 재치가 넘치는 캐릭터와 남자의 섬세한 심리 표현, 독특한 스토리 등이 이유다. 하지만 흥행 여부는 언제나 모르겠단다.
하정우는 동료들과 피와 살을 나눴던 작품이 관객들에게 관심을 받고 사랑을 받는 것만큼 기분 좋은 건 없는 것 같다”며 그것을 통해서 에너지도 얻고, 다음 작품을 자신 있게 할 수 있게 된다. ‘범죄와의 전쟁은 잘 되서 신난다”고 활짝 웃었다.
3월26일부터는 류승완 감독의 프로젝트 ‘베를린 촬영으로 한창 바쁠 예정이다. 베를린과 라트비아, 한국을 오가며 촬영을 진행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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