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잘나가던 현대기아차, 사내하청에 발목 잡혀
입력 2012-02-23 23:16  | 수정 2012-02-24 08:13
승승장구의 길을 걷던 현대기아차의 앞에 적신호가 켜졌다. 현대기아차의 사내하청업체에서 해고를 당한 근로자가 사실상 파견 근무를 한것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와서다.

근로기준법상 자동차 제조업에 파견 근무는 명확히 불법으로 정해져 있으므로, 대법원 판결에 곧이 곧대로 따르려면 현대차는 사내하청 자체를 중단하거나 혹은 사내하청 직원 전부를 현대차 정사원으로 채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차 사내하청의 비율은 이미 울산공장이 23.5%, 아산공장이 34% 수준으로 매우 높다. 생산라인 기준으로 보면 이 숫자는 더 높아져 현대차 생산의 30~40%를 사내하청 근로자들이 맡고 있다. 사내하청의 인원 수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쳐 총 1만1000명에 달한다. (이 또한 모닝이나 레이를 만드는 동희오토 등 명백한 '사외 하청'은 제외한 숫자다.)

이들의 인건비는 현대차 생산직 사원들의 절반 수준이다. 이들을 현대차 정규직으로 채용하면 정규직 수준의 급여를 제공해야 하는데다 장차 노조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된다. 재계는 현대자동차가 사내하청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첫해에 약 1572억6223만원의 추가 비용이 생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한 현대차 관계자들의 논리도 있다. 현대차 관계자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대차 외부에 있어야 할 하청 공장을 현대차 공장부지 내로 들어오게 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생산 라인이 엄격하게 분리돼 있다는 점을 든다.


예를 들자면, 자동차 범퍼 공장을 현대차 공장 외부에 두면 하청업체가 생산 후 재고를 쌓아야 하고, 트럭 등을 통해 운송을 하는 등 물류가 발생하고, 여기서 시간의 갭이 생긴다는 지적이다. 이에 비해 현대차 부지에 공장을 이전시키고 생산라인을 연결시켜 헤드램프 조립라인을 회사 라인 안으로 연결하면 생산성이 높아 진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현대모비스는 미국 크라이슬러 공장 등에 부품을 납품하면서 크라이슬러 공장 부지 안에 모비스 공장을 세우고 콘베어벨트를 이어서 생산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경우도 있는 등, 기업내 하청공장을 세우는 일은 흔히 찾을 수 있다.

어쨌건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노동계는 사내하청(파견)의 불법성을 들고 소송 및 투쟁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사내하청을 외부 하청으로 돌리든, 노동계의 주장에 맞춰 채용을 늘리든, 자동화 및 기계화를 서두르든 간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김한용 기자 /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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