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시청자포커스]작은 냉장고의 '불편한 진실'
입력 2012-02-23 18:22  | 수정 2012-02-23 23:55
【 앵커멘트 】
작은 냉장고와 큰 냉장고가 같은 전기료를 낸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요즘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소형 냉장고를 찾는 분들 많은데요.
작은 냉장고를 쓰고도 큰 냉장고와 똑같은 전기료를 내야 하는 불편한 진실…
이유는 뭘까요?
최은미 기자가 시청자와 함께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회사원 최재준 씨는 사무실에서 쓸 냉장고를 바꾸려고 가전제품 매장에 갔다가 난감한 경험을 했습니다.

소형 냉장고 중에서는 전기 덜 먹는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최재준 / 서울 송파구
- "인터넷도 찾아보고 매장에도 가보고 했는데 1등급은 찾을 수가 없더라고요. 좀 이해가 안 돼서…"

기자가 시청자와 함께 가전제품 매장을 직접 가봤더니 과연 그랬습니다.

▶ 인터뷰 : 가전매장 직원
- "(소형냉장고는 1등급이 없나요?) 냉동 같이 되는 건 1등급이 없어요. (여기 있는 게 다에요?) 네. 여기 있는 게 다에요."

냉장고는 24시간 전원을 연결해야 해 가정 내 전기사용량의 21%를 차지합니다.


그만큼 전기료 부담도 큽니다.

하지만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시판되고 있는 소형냉장고 중 에너지소비효율이 1등급인 제품은 35%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대형 양문형 냉장고는 95%가 1등급이었습니다.

1인 가구가 늘고, 전력난을 걱정할 상황이지만, 업체들은 값비싼 대형 가전제품에만 공을 들이고 있는 것입니다.

▶ 스탠딩 : 최은미 / 기자
- "850리터짜리 대형냉장고와 150리터짜리 소형냉장고입니다. 용량은 5배 이상 차이 나지만 매년 부담하는 전기료는 6만 원대로 비슷합니다."

업체들은 효율을 좋게 하면 그만큼 가격이 비싸지기 때문에 안 만드는 게 낫다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가전업체 관계자
- "소형을 효율을 좋게 하고 비싸게 하면 소비자들이 좋아하지 않거든요."

정부는 당장 전력난이 걱정되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습니다.

▶ 인터뷰(☎) : 지식경제부 관계자
- "업체들에 소형에 대해서 의무적으로 1등급을 생산하라고 강제해야 되는데 그게 가능할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빼앗고 아까운 전력을 낭비하면서 가전업체들만 배를 불리고 있습니다.

"전기 아껴쓰면서 전기료 덜 내면 좋잖아요"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영상취재 : 한영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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