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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서 온 천사들, 서른살 처녀엄마 품에 안기다
입력 2012-02-23 02:22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슬기 기자] 22일 방송된 KBS ‘수요기획에서 서른살 처녀엄마 부스파가 운영하는 조금은 특별한 보육원이 소개됐다.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위치한 이 보육원에는 부모와 함께 교도소에서 생활하던 아이들이 살고 있다. 부모가 죄를 짓고 아이를 대신 돌봐줄 사람이 없으면, 아이와 함께 교도소에서 생활해야 하는 게 이곳의 법이다.
아이들의 ‘대모 부스파는 열악한 교도소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을 보고 충격에 빠져 그들을 데려다 키우기 시작했다. 어느새 그의 아이들은 마흔 다섯 명이 됐다.
부스파의 아이들은 어두웠던 과거를 잊은 듯 구김살 없이 밝다.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먹성이 좋아 끼니에 서너 그릇씩 비워내는 건 기본이다. 일주일에 한 번 닭고기가 나오는 날이면 뼈째 씹어 삼킬 정도다.

아이들은 보름에 한 번씩 떨어진 옷과 구멍 난 양말을 모아서 꿰맨다. 착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뜯어지고 낡은 옷들이지만 누구하나 불평하는 아이가 없다. 얼마 안 되는 후원금이 생활비의 전부라는 걸 아이들도 잘 알기 때문이다.
후원금의 많고 적음을 떠나, 부스파가 이렇게 아끼는 이유는 따로 있다. 아이들 개개인의 이름으로 만들어 놓은 마흔 다섯 개의 통장에 적금을 넣기 위해서다. 하루 10루피씩 꼬박 1년을 모아 어느새 3천 루피(1인당) 이상을 모았다.
아이들은 1년에 한 번 부모를 만나러 갈 수 있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 아직 한 번도 부모의 얼굴을 보지 못한 아이들도 있다. 부스파는 그 아이들을 데리고 엄마아빠를 만나러 갔다.
첫 번째 주인공인 서리타 자매는 엄마를 만나러 갔다. 고향 수르켓을 앞에 두고 자매는 엄마가 인도로 떠났다는 소식을 접한다. 실제로 엄마는 집에 없었다. 자매의 큰 눈망울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두 번째 주인공은 뎁 남매였다. 아빠는 가정불화 끝에 엄마를 살해했고, 그 현장에 뎁이 있었다. 오랫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뎁은 마침내 아빠와 마주했다. 표정이 밝지는 않았다. 원망과 그리움이 쌓인 얼굴이었다.
아빠는 뎁 남매를 보더니 잘 지냈냐”며 애통한 눈물을 흘렸고, 뎁은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 그래서 아빠의 빚을 모두 갚아 주겠다”고 나지막이 말했다. 뎁은 시종일관 아이에게보기 드문 깊고 긴 감정의 눈빛을 하고 있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이들의 얼굴은 한결 편했다. 이제 서른살 밖에 안 된 부스파가 ‘처녀엄마를 자처한 이유였다.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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