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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D “JYP에 칼 갈고 나왔냐고요?”[인터뷰]
입력 2012-02-17 08:07 

작곡가 신사동 호랭이가 만든 6인조 신예 걸그룹 EXID(이엑스아이디)의 다미, LE를 제외한 4명의 멤버 해령, 하니, 정화, 유지는 JYP 연습생 출신이다. 유지는 씨스타 효린, 시크릿의 지은과 JYP에서 ‘스무살 빅마마로 데뷔 직전까지 가기도 했던 멤버다.
유지는 비교적 쿨하게 당시를 떠올렸다. 칼 갈고 나왔냐고요?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죠. 같이 연습하던 하니가 먼저 회사를 나갔을 때는 정말 너무 많이 울었어요. 한동안 음악을 아예 안 들을 정도였으니까요.”
유지가 밝힌 대로 먼저 회사를 나온 건 하니였다. 우연치 않게 JYP 공채 2기 오디션에 덜컥 붙어서 시작했는데 사실 집에서도 반대가 심했고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자신감 없이 했던 것 같아요. 어렸으니까, 어떻게 되겠지 하고 쉽게 생각했던 것도 분명 사실인 것 같고요. JYP를 나온 뒤에는 다시 가수 안하려고 했어요. 근데 포기하면 후회할 것 같더라고요. 마음 먹고 열심히 했는데도 안되면 어쩔 수 없다 해도 최소한 후회는 안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다시 시작했죠.”
정화와 해령은 JYP 연기자 파트에 소속돼 있었다. 해령은 아역 배우로 시작했고 연기가 꿈이었는데 JYP가 가수가 중심인 회사다 보니 춤하고 노래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됐죠. 사실 처음에는 하고 싶지 않다고 여러번 얘기도 했어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 이게 재미있는 거예요. 물론 끝까지 남아있진 못했지만.(웃음)”
해령의 행보도 비슷하다. 연기자 파트로 들어가서 5년 정도 JYP에 연습생으로 있었죠. 가수 쪽에는 소질이 없다고 생각해서 개인레슨까지 받으며 연습을 했죠. 그러다가 보니 무대에 서고 노래하고 춤추는 게 좋아지게 된 거죠.” 해령과 정화는 EXID로 활동하며 연기자 데뷔 준비를 병행하고 있다.
나머지 두 명의 데뷔 과정도 JYP를 거치지 않았을 뿐 비슷한 시련으로 설명된다. 다미는 실용음악을 전공 대학 입학을 준비하다 실패를 했어요. 포기하려고 했죠. 이 길이 아닌가 보다. 그러던 도중에 팔로알토 선배님 공연에 코러스를 하게 되면서 ‘나한테 지금 대학이 필요한게 아니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전공 실기 준비를 할 때가 아니구나 싶었죠. 무대에서 배우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LE는 데뷔 전부터 홍대에서 랩 실력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홍대래퍼 LE가 걸그룹 데뷔를 준비하기 위해 연습생이 된 이유에는 확신이 있다. 항상 생각하는 게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잘 하는 건 쉽지 않다는 거죠. 잘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고 더 단단한 기초를 쌓아야 할 시기라고 생각했어요.”
조금씩은 시기와 과정은 다르지만 그들에게 닥친 시련들은 자신들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또 그 아픈 기억들은 기약 없이 반복되는 연습에 지치고 자칫 나태해질 수도 있는 상황 마다 강렬한 각성제가 됐다.
신사동 호랭이 프로듀서의 트레이닝 방법이 저희들에게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스스로 할 수 있게끔, 스스로 느끼고 그 안에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걸 깨닫게 하는 식이었거든요. ‘알아서 잘해라. 너희 인생이고 너희가 재미있게 살아야 한다는 게 원칙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열심히 안할 수 없었죠.” EXID는 스스로를 장난삼아 ‘방목형 아이돌 ‘자기개발형 아이돌이라고 불렀다. 우리 색을 찾아가는데 더 없이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우린 같은 똑 같은 안무도 멤버마다 조금씩 다르게 보여줄 수 있게 됐거든요.”
걸그룹 홍수 속에서 어떤 팀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단순히 멤버들의 노력치 만으로 결정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EXID가 연습생 시절 한번씩 좌절을 경험한 것도 비단 이들의 재능이 부족해서기 때문도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결과적으로 이들 여섯명이 EXID로 데뷔한 것은 시련 앞 쉽게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리적 성공이 아닌 가슴 속 성취가 주는 가르침을 충분히 익힌 기분좋은 시작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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