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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김성균, 자고 일어나니 스타? “카톡 50개는 와 있더라”[인터뷰]
입력 2012-02-15 08:40 

300만 관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감독 윤종빈·제작사 팔레트픽처스)의 흥행에 가장 기뻐해야 할 사람은 누굴까. 제작자? 감독? 최민식? 하정우? 많은 이가 있겠지만 신인배우 김성균(32)도 빼놓을 수 없다.
단발머리에 2대8 가르마, 촌스러운 옷차림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배우. 박중훈 등 ‘범죄와의 전쟁을 본 선배 연기자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선배들의 칭찬이 없더라도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그의 행보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폭력조직 두목인 최형배(하정우)의 ‘오른팔이 김성균이 이 영화에서 맡은 역할이다.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됐다”는 한 스타의 유명한 말처럼 그도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집중해서 받고 있다.
그의 반응이 궁금해 생각을 물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형배의 명령에 따라 숨겨둔 폭력성을 드러내는 모습이 상상됐지만 의외다. 익살스럽게 웃는 얼굴이 무표정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자고 일어나니까 스타가 된 건 모르겠고, 카카오톡 메시지가 한 50개는 와 있더라고요. 가족들은 제가 연극 무대에 오를 때 언제나 응원을 해줬고, 또 그만큼 좋아해줬는데 유별나게 드러내지는 않아요. 오히려 고등학교 동창이나 친구들이 없던 모임을 만들어서 만나야 한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주목을 받았기 때문에 감수해야 하는 일이라고 하자 또 특유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예전부터 극장 스크린으로 내 모습이 가득 차 있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는 그는 칭찬을 들으면 기쁘기는 하지만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도 많아지는 것 같다”고 겸손해 했다.
고향인 대구에서 연극 활동을 하다 지난 2005년 서울에 올라온 그는 ‘보고 싶습니다, ‘서스펜스 햄릿, ‘룸넘버 13, ‘라이어 등으로 차곡차곡 연기 경험을 쌓았다. 공연이 없는 날 틈틈이 오디션을 봤다. 단역과 조연 등 10여 차례 본 오디션 가운데 ‘범죄와의 전쟁에 합격했고, 이 영화는 데뷔작이 됐다.
김성균은 윤종빈 감독으로부터 더러운 피부와 늙어 보이는 외모”라는 평을 들었단다. 내면적으로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사람 됨됨이 등 정신적인 부분을 마음에 들어 한 것 같다”고 기억했다.
그는 극중 비리 세관 공무원 ‘최익현을 연기한 최민식의 뺨을 사정없이 때린다. 최민식을 구타할 때는 거침없는 야성성이 전해진다. 그의 존재를 제대로 드러나는 장면들이다. 아무리 연기라지만 ‘하늘같은 대선배를 때릴 때 기분은 어땠을까.
막막하고 갑갑했죠. 후배의 입장에서 최민식 선배님은 어떻게 보면 배우를 넘어 한 인간으로서 존경의 대상이기도 하거든요. 그렇지만 선배님이 ‘이런 게 좋겠다하며 맞는 지점과 방향을 제가 생각하는 것과 맞춰주셔서 감사했습니다.”(웃음)
김성균은 솔직히 본인의 연기에 대해 잘 못한 것 같다” 눈 뜨고 볼 수 없다” 스크린 안에서 용을 쓰고 있더라” 오글거려서 팔·다리를 잘라야 할 것만 같다”는 표현을 하며 웃었다.
민망해하긴 하지만 말하는 투와 행동에서 낙천과 긍정의 기운이 드러난다. 이제 영화계에 첫 발을 내디딘 김성균. ‘어느 순간 기회는 오겠지?라고 생각했다”는 그는 지금 첫 번째 기회가 온 것 같은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부담과 걱정이 되고, 두렵기도 하다”고 솔직히 말했다.
그렇지만 이번 영화에서 만난 최민식이나 다른 연극 무대 선배들처럼 자신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미래를 전망했다. 최민식 선배도 연극 무대에 계셨는데 실력을 입증해보이셨잖아요. 또 최근에는 김상호 선배가 제 공연을 보러 오셨는데 노래방에서 술을 마시며 그러시더라고요. ‘나는 내가 밥벌이도 못하며 살 줄 알았다라고 하셨는데 그 때 제 고민이 딱 그거였어요. 와 닿더라고요. 음, 롤모델은 김상호 선배가 더 맞을 것 같네요.”(웃음)
김성균은 첫 작품에 출연하기 전, 이미 하정우의 소속사 판타지오에 들어간 실력파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윤종빈 감독과 정우형이 추천해줘서”라고는 했지만 영화 속 연기를 본다면 왜 그가 발탁됐는지 알 수 있다. 아직 자신이 가진 색깔과 모양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그가 언젠가는 최민식 또는 김상호, 하정우가 될 수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김성균에게는 든든한 지원자가 또 있다. 바로 대학 동기 동창인 아내와 두 아이. 26살에 교제를 시작한 뒤 지난 2010년 결혼에 골인한 김성균은 아내가 연기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충고를 해주는데 좋은 동료이자 아내”라고 행복해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 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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