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월 초, 경남 통영 앞바다 섬 갯바위에서 낚시 중이던 허모 씨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장시간 수색을 벌였지만 옷가지와 낚싯배만 발견 했을 뿐 허씨는 찾지 못했다. 결국 그는 사망으로 처리됐고 부인은 눈물로 인근 병원에서 남편의 장례식을 치렀다. 허 씨의 사망으로 부인은 총 다섯 개의 보험사에서 11억7400여 만원의 보험금을 탔다.
의심할 바 없던 허 씨 사망 사건의 내막은 충격적이었다.
카페를 운영하다가 생활이 어려워진 허 씨 부부는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보험사기를 치기로 공모했다. 보험설계사로 오래 근무했던 허 씨는 자신을 죽은 것처럼 꾸민 뒤 철두철미한 계획을 세워 보험금을 타냈다.
이후 허 씨는 술집 종업원으로 일했던 내연녀와 함께 무려 3년 간 동거를 했다. 하지만 내연녀는 허 씨의 도피 행각 내막을 알지 못했고, 본처와 헤어질 것을 종용했다.
답답해진 허 씨는 술김에 내연녀에게 비밀을 털어 놓았다. 그간 보험사기 때문에 남들 눈을 피해 다녔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낀 내연녀는 곧바로 경찰에 제보를 했다.
검찰은 보험범죄전담반을 현장에 급파해 죽었다던 허 씨를 검거했다. 허씨가 잡힌 시점은 보험사기 공소시효 7년 중 단 6개월만을 남긴 상황이었다.
죽어야 살 수 있었던 남자 허 씨와 그의 부인는 보험사기 허위신고죄, 보험사기 등의 명목으로 징역 4년의 실형이 받았다.
사진=KBS 방송캡처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