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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감독’ 윤제균, ‘댄싱퀸’ 고작 200만 돌파에도 행복한 이유
입력 2012-02-02 15:52 

지난 2009년 영화 ‘해운대로 1000만 관객을 모은 윤제균(43) 감독은 충무로가 주목하는 인물로 관심을 받았다.
상업영화의 귀재로 평가받으며 감독과 제작자로 여전히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극장가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댄싱퀸(감독 이석훈·제작 JK필름)의 제작자이기도 한 그는 영화가 200만 관객을 돌파하자 1일 서울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너무 행복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순제작비 34억원(총 제작비 54억원)이 든 ‘댄싱퀸은 180만명이라는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적이 있는 그가 고작(?) 200만명 동원에 눈물겹게 고마워하는 이유는 뭘까.
지난해 받은 상처가 깊기 때문이다. 윤 감독은 지난해 여름 영화 ‘퀵(감독 조범구)과 ‘7광구(〃김지훈)를 잇따라 제작, 시장에 내놨지만 생각만큼 흥행을 거두지 못했다. 특히 ‘1000만 관객을 목표로 한 100억원대 영화 ‘7광구는 큰 상처를 남겼다.

윤제균 감독은 계속 잠수를 타고 싶었다”며 그간의 고민을 털어놨다. 이유는 너무 창피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퀵, ‘7광구가 한국 영화계를 뒤집고 엄청난 반응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고백했다.
폭탄을 매달고 도심을 내달리는 오토바이를 소재로 한 ‘퀵과 괴물의 질감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국내 최초 3D 상업영화 ‘7광구를 선보일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그의 존재감을 알지 못하는 75세 노모에게는 인터넷 사용법까지 알려주며 흥행을 자신했다.
윤 감독은 두 영화 개봉을 즈음해 공식석상에 얼굴도 자주 비췄고, 언론과의 인터뷰에도 수차 응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모두가 알듯 ‘7광구의 국내 성적은 낙제점이었다.
그는 이번 ‘댄싱퀸에서는 자신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제작자의 이름이 들어가야 할 자리에도 제발 내 이름 좀 빼 달라”고 부탁했을 정도. 제작보고회나 언론시사회 참석이나 인터뷰 홍보 등의 ‘연례행사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흥행 실패가 이어지길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극장가에서 2007년 석궁테러를 소재로 한 ‘부러진 화살이 집중 관심을 받으며 ‘댄싱퀸의 흥행을 가로막고 있는 형국이지만, 윤 감독은 지난해에 비해 괜찮은 반응인지 개의치 않아 했다.
윤 감독은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아이가 이제 인터넷도 하고, 글도 모두 읽을 수 있게 됐는데 ‘7광구가 개봉하고 내게 물은 적이 있다. ‘왜 아빠가 쓰레기야?라고 하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다”는 기억도 전했다.
하지만 그는 관객의 혹평을 교훈삼고 있다. 코믹 감동 드라마 ‘댄싱퀸은 현재 선전 중이고, 조만간 ‘미스터K, ‘템플스테이 등도 간판을 걸 예정이다. 다음 작품이 기대될 수밖에 없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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