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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3일 환경미화원 조명 ‘새벽 그들만의 거리 여행’
입력 2012-01-29 23:22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수미 기자] 새벽 4시부터 시작되는 일상, 하루 두 번의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는 환경미화원의 특별한 3일이 안방을 찾았다.
29일 방송된 KBS 2TV ‘다큐멘터리 3일에서 차가운 바람 속 거리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그것도 여행이라 여기는 환경미화원들만의 여행기가 방송됐다.
미화원들은 새벽에 시작되는 작업에 대비하기 위해 서너 겹의 옷을 겹쳐 입어야 한다. 여기에 장갑, 모자, 마스크, 장화까지 완전 무장해도 강추위에는 속수무책이다.
쓰레기 수거 차량은 보통 세 명에서 네 명이 한 팀을 이루어 움직인다. 합동작업인 만큼 호흡이 중요하다. 특히 재활용 쓰레기 수거는 다른 쓰레기보다 많은 힘을 필요로 한다.

네 명으로 구성된 차량은 두 명이 수거한 재활용품을 트럭 위로 던지면 한 명은 트럭 위에서 받아 종류별로 분류작업을 진행한다. 주워 올리고, 받아 정리하는 반복작업에 대해 이들은 팀워크를 발휘하지 않으면 하기 힘든 일”이라고 설명한다.
올해 37세의 환경미화원 이기찬씨는 올라가자마자 쌓아야지 호흡이 맞죠. 한 사람이라도 호흡이 안 맞으면 일이 안 돼요”라며 호흡을 재차 강조했다. 손발이 딱딱 맞는 그들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그야 말로 ‘드림팀으로 활약하고 있었다.
요즘은 환경미화원 되기가 쉽지 않다. 40:1, 50:1에 이르는 높은 경쟁률 때문이다. 모래가 가득 든 포대를 들고 뛰는 고난도 체력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비로소 환경미화원이 될 수 있다.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환경미화원에 대한 선입견이 많이 줄어 입사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말 정년퇴임을 앞둔 환경미화원 소진오 씨는 10년 전만 해도 환경미화원을 선호하는 이런 분위기는 상상할 수 없었다. 체력적으로 힘든 직업이지만 동료들과 일하는 것이 즐겁고 보람돼 할 수만 있다면 더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소 씨는 본인의 직업으로 인해 아들이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아 왕따를 당하기도 했던 아픈 사연을 전하며 내 선택이 어린 아들에게는 큰 상처가 된 것”이라고 자책하기도 했다. 이들은 환경미화원으로 살아가면서 이런 일을 겪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다며 저마다의 사연을 공개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남들이 꺼리는 일, 하찮은 일이라 생각 할 수도 있는 있지만 이들은 누구보다도 떳떳한 내 일”이라고 강조했다. 남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빛나지 않는 보물을 찾아 매일 아침 떠나는 길이 이들에게는 여행과 같았다.
방송 말미, 소 씨는 여행이 별거여... 숲속 거느리는 게 여행이지. 여행 다니니까 신나서 웃으면서 하지”라며 맑은 새벽 공기를 마시며 시야가 탁 트이는 도로를 달리는 작은 행복을 설명했다.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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