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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울진 문어, 양반들이 특히 즐겨먹던 까닭은?
입력 2012-01-26 20:40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수미 기자] 경상도 사람들의 애경사에 빠지지 않는 울진 문어가 시청자들의 시각과 미각을 사로잡았다.
26일 방송된 KBS1TV ‘한국인의 밥상에서 생생한 울진문어의 생태와 문어를 잡는 사람들, 문어를 찾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산과 바다가 인접해 물산이 풍부했던 울진은 예로부터 안동, 봉화, 예천 등 인접한 각 육지로 다양한 식자재와 문화를 전달하며 물산의 요충지 역할을 했다. 경상북도 울진의 대표적인 특산물로는 다리가 대나무를 닮아 이름 붙여진 대게, 솔 향 가득한 산에서 자란 송이버섯 그리고 문어가 있다.
문어는 외국에서 ‘악마의 고기라고 불리며 기피하는 음식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귀한 별식으로 여겨진다.

죽변항의 문어잡이 도말석씨 노부부는 40년 동안 배를 타면서 고락을 함께했다. 방송에서 도 씨는 서울 깍쟁이였던 부인을 집안 반대에도 불구하고 데려와 고생만 시켰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붉어진 얼굴도 잠시, 경매장에서 함께 고생한 댓가를 손에 들고 두 부부는 행복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울진사람들의 거의 모든 행사에는 빠지지 않고 문어가 상에 오르는데 특별한 요리법이 있었다. 그들은 다리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문어를 넣고 삶았다. 이를 데쳐서 회를 뜨듯이 얇게 썰면 숙취와 보양에 좋은 문어를 맛깔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옛날부터 주막거리가 형성되었다는 울진에서 전설의 선질꾼들은 쪽지게에 문어, 소금, 미역을 지고 열 두 고개를 넘어 곡식과 옷감 등을 교환하기 위해 고개를 넘었다. 울진문어도 선질꾼의 지게 위에서 십이령을 넘어 안동의 양반댁으로 올랐다.
양반가에서는 문어의 먹물이 선비의 붓끝과 닮았고 바다의 밑바닥에 사는 습성이 선비가 자신을 낮추는 겸양과 비슷하다고 여겼다. 안동 양반가에서 시어머니의 보양을 위해 만들었던 문어죽, 먹물을 이용한 삼색전 등 문어의 다양한 변신이 이루어지며 크게 사랑받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사진=K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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