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는 암이다. 암 중에서는 폐암과 간암이 각각 사망원인 1, 2위를 5년째 기록했다. 특히 간암은 최근 십년 동안 많은 개선이 있었으나 환자의 5년 생존율이 20%에 그쳐 나직 낮은 수준이다. 이 뿐만 아니라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하는 40~50대 중년 남성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해 사회적 손실을 일으키는 큰 문제로 꼽힌다.
최근 열린 아시아태평양 간학회(APASL) 제주 심포지엄에서는 간암을 주제로 한 다양한 연구와 대처방안들이 심도있게 논의됐다.
◆ 동서양 간암 위험요소부터 다르다!
이번 학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내용 가운데 하나는 총 1만2000명의 간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국가별 간암 발생의 차이 및 치료현황이었다.
이 연구에는 국립암센터 간암센터 수석연구원인 박중원 박사, 모리스 셔먼 캐나다 토론토대학 교수, 엔리쳉 대만국립대 교수 등이 참여했으며 이들은 아시아, 북미, 유럽 등 국가별 간암에 대한 브리지 스터디를 발표해 세계 석학들의 이목을 끌었다.
모리스 셔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간암 환자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어떤 환자가 있는지, 어떻게 치료받고 관리되는지, 국가별 차이는 무엇인지 알기 위해 시작했다"고 말했다. 브리지 스터디에 따르면 동서양의 간세포암은 위험 요소부터 큰 차이를 보였는데, 미국과 유럽은 C형 간염과 알코올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은 B형 간염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모리스 셔먼 교수는 "위험요소가 다른 만큼 결과를 호전시킬 수 있는 관리법이나 치료방법에도 차이가 있다"며 "동양의 공격적인 일부 치료법들 가운데 서양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방법도 있지만, 각각 우월한 치료법을 조화시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 진행된 간세포암 위한 표적치료제 시급
우리나라에서는 간암 초기 상태라면 수술과 고주파열 치료가 적용되며, 중간그룹인 중기에는 경동맥화학색전술이 주로 활용된다. 문제는 대부분의 간암 환자들이 후기에 발견돼 이 같은 치료법의 적용이 사실상 힘들다는 데 있다.
현재의 치료법과 수술법의 적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진행된 간세포암 환자에게 보편적으로 처방하는 것은 혈관신생억제제인 `소라페닙`이다. 간암치료제로서 FDA 허가를 받은 유일한 약이지만 이마저도 내성이 있거나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다.
우리나라와 상황이 비슷한 대만의 국립대 엔리쳉 교수는 "현재 간세포암 치료제는 소라페닙이 유일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효과가 탁월한 것은 아니다"며 "일반적으로 종양치료제가 유효하다는 것은 20~30%의 종양 축소효과를 보여야 하는데 소라페닙은 그 비중이 10% 미만이고, 평균적인 생존기간 연장에 있어서도 평균 3~4개월에 불과해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엔리쳉 교수는 또 "현재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본적인 혈관신생억제 메커니즘 외에 추가적인 기능을 더한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며 "혈관신생억제 외에도 섬유아세포성장인자 억제기능을 갖춘 브리바닙 등 여러 가지 약제들이 연구 중에 있는 만큼 간세포암 환자 치료에 있어서 유효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치료제가 하루빨리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 한국의 간암 해결책은 `간염관리`
한국의 간암 환자는 대부분 간염을 방치해 간암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박중원 국립암센터 박사는 "간암과 관련한 한국 의료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여전히 간암의 생존율이 낮은 것은 대다수 환자들이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기 때문"이라며 정기검진과 조기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간암은 대조군에 비해 B형 간염이 있으면 간암 발생률이 100배, C형 간염이 있으면 60배 이상이 되기 때문에 원인이 아주 명확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암이라는 것. 따라서 대한간학회가 강조하는 것처럼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아무런 증상과 질환이 없더라도 정기 검진을 받고, 간암 발생이 있는지 추적관리를 받아야 한다. 또한 B형 간염뿐만 아니라 C형 간염과 심한 지방간, 알코올성 지방간 등 위험 인자가 있다면 6개월에 한번은 검진을 받아야 한다.
치료시스템과 관련해서는 국가의 도움이 절실하다. 간암 치료는 다양한 표적항암제가 있는 폐암과 위암, 유방암 등과 달리 선택할 수 있는 치료제가 적고 치료방법은 매우 제한적이어서 의료적인 대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박중원 박사는 "간세포암이 진행된 환자들은 간기능이 저하된 경우가 많아 항암 약물치료가 힘들고, 현재 사용하는 치료제가 비싸고 보험에 많은 제약이 있어서 오랫동안 질환을 앓아 온 경제사정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권하기가 어려운 측면도 있다"며 "아직까지 충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의 약이 없는 어려움도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 = 이예림 매경헬스 기자]
이예림 매경헬스 [yerim@mkhealth.co.kr]
최근 열린 아시아태평양 간학회(APASL) 제주 심포지엄에서는 간암을 주제로 한 다양한 연구와 대처방안들이 심도있게 논의됐다.
◆ 동서양 간암 위험요소부터 다르다!
이번 학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내용 가운데 하나는 총 1만2000명의 간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국가별 간암 발생의 차이 및 치료현황이었다.
이 연구에는 국립암센터 간암센터 수석연구원인 박중원 박사, 모리스 셔먼 캐나다 토론토대학 교수, 엔리쳉 대만국립대 교수 등이 참여했으며 이들은 아시아, 북미, 유럽 등 국가별 간암에 대한 브리지 스터디를 발표해 세계 석학들의 이목을 끌었다.
모리스 셔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간암 환자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어떤 환자가 있는지, 어떻게 치료받고 관리되는지, 국가별 차이는 무엇인지 알기 위해 시작했다"고 말했다. 브리지 스터디에 따르면 동서양의 간세포암은 위험 요소부터 큰 차이를 보였는데, 미국과 유럽은 C형 간염과 알코올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은 B형 간염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모리스 셔먼 교수는 "위험요소가 다른 만큼 결과를 호전시킬 수 있는 관리법이나 치료방법에도 차이가 있다"며 "동양의 공격적인 일부 치료법들 가운데 서양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방법도 있지만, 각각 우월한 치료법을 조화시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 진행된 간세포암 위한 표적치료제 시급
우리나라에서는 간암 초기 상태라면 수술과 고주파열 치료가 적용되며, 중간그룹인 중기에는 경동맥화학색전술이 주로 활용된다. 문제는 대부분의 간암 환자들이 후기에 발견돼 이 같은 치료법의 적용이 사실상 힘들다는 데 있다.
현재의 치료법과 수술법의 적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진행된 간세포암 환자에게 보편적으로 처방하는 것은 혈관신생억제제인 `소라페닙`이다. 간암치료제로서 FDA 허가를 받은 유일한 약이지만 이마저도 내성이 있거나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다.
우리나라와 상황이 비슷한 대만의 국립대 엔리쳉 교수는 "현재 간세포암 치료제는 소라페닙이 유일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효과가 탁월한 것은 아니다"며 "일반적으로 종양치료제가 유효하다는 것은 20~30%의 종양 축소효과를 보여야 하는데 소라페닙은 그 비중이 10% 미만이고, 평균적인 생존기간 연장에 있어서도 평균 3~4개월에 불과해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엔리쳉 교수는 또 "현재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본적인 혈관신생억제 메커니즘 외에 추가적인 기능을 더한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며 "혈관신생억제 외에도 섬유아세포성장인자 억제기능을 갖춘 브리바닙 등 여러 가지 약제들이 연구 중에 있는 만큼 간세포암 환자 치료에 있어서 유효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치료제가 하루빨리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 한국의 간암 해결책은 `간염관리`
한국의 간암 환자는 대부분 간염을 방치해 간암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박중원 국립암센터 박사는 "간암과 관련한 한국 의료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여전히 간암의 생존율이 낮은 것은 대다수 환자들이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기 때문"이라며 정기검진과 조기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간암은 대조군에 비해 B형 간염이 있으면 간암 발생률이 100배, C형 간염이 있으면 60배 이상이 되기 때문에 원인이 아주 명확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암이라는 것. 따라서 대한간학회가 강조하는 것처럼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아무런 증상과 질환이 없더라도 정기 검진을 받고, 간암 발생이 있는지 추적관리를 받아야 한다. 또한 B형 간염뿐만 아니라 C형 간염과 심한 지방간, 알코올성 지방간 등 위험 인자가 있다면 6개월에 한번은 검진을 받아야 한다.
치료시스템과 관련해서는 국가의 도움이 절실하다. 간암 치료는 다양한 표적항암제가 있는 폐암과 위암, 유방암 등과 달리 선택할 수 있는 치료제가 적고 치료방법은 매우 제한적이어서 의료적인 대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박중원 박사는 "간세포암이 진행된 환자들은 간기능이 저하된 경우가 많아 항암 약물치료가 힘들고, 현재 사용하는 치료제가 비싸고 보험에 많은 제약이 있어서 오랫동안 질환을 앓아 온 경제사정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권하기가 어려운 측면도 있다"며 "아직까지 충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의 약이 없는 어려움도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 = 이예림 매경헬스 기자]
이예림 매경헬스 [yerim@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