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배상하라"…우리나라는?

【 앵커멘트 】
우리나라에서는 종교 등의 이유로 입대를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 유럽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했다가 처벌받은 사람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잇따라 나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강현석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기자 】
유럽인권재판소는 지난 17일 터키인 31살 드미르타스 씨에게 2만 유로, 우리 돈으로 2,9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터키에 판결했습니다.

여호와의증인 신도인 드미르타스가 병역을 거부했는데, 이를 터키 정부가 처벌했기 때문입니다.

재판소는 양심의 자유 외에도 병역거부자에 대한 처벌이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처벌에 해당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처음으로 유럽인권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한 뒤, 이를 확인하는 판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1월에는 터키, 지난 10일과 12일에도 아르메니아에 잇따라 배상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같은 판결은 G20 국가 가운데 양심적 병역 거부를 유일하게 인정하지 않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제 신설을 권고했지만, 정권이 바뀌며 관련 논의는 완전히 백지화된 상태입니다.

▶ 인터뷰(☎) : 오두진 / 변호사
- "유럽 47개국의 8억 인구를 관할하고 있는 유럽인권재판소가 전향적으로 판례를 바꿨다는 사실이 우리 법조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합니다."

한편, UN은 이미 수차례 우리나라 정부에 배상권고를 내렸으며, 현재 헌법재판소에 처벌의 위헌 여부를 다투는 헌법소원도 제기되어 있습니다.

MBN뉴스 강현석입니다. [wicked@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