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미8군 보안요원, '총 버리고 시위'
입력 2012-01-05 17:35  | 수정 2012-01-06 00:13
【 앵커멘트 】
주한 미군기지를 철통같이 지키는 보안요원들이 총을 버리고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관리 용역업체가 바뀌면서 근무 여건이 악화했기 때문입니다.
김한준 기자가 속 사정을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미군부대 출입문을 지키던 보안요원들이 총을 내려놓고 머리에 붉은 띠를 둘렀습니다.

게이트 앞을 에워싸더니 피켓과 현수막을 펼쳐들고 시위에 나섭니다.

미군 출입문을 지키던 파수꾼에게 무슨 일이 발생한 것일까?

발단은 영국계 경비용역업체인 G4S가 지난 7월 미국기지 경비 업무를 맡으면서 시작됐습니다.

낮은 가격으로 공개 입찰을 따낸 G4S는 비용 절감을 위해 근무시간을 월 176시간에서 243시간으로 늘리고 급여는 월 40만 원 이상 줄였습니다.


▶ 인터뷰 : 남천우 / 미군기지 보안요원
- "월 176시간 근무하는 것도 (힘들어서) 젊은 사람들이 일을 못하는데 우리에게 243시간 근무하라는 것은 정말 길바닥으로 나가라는 얘기와 똑같습니다."

850명의 보안요원 가운데 700여 명은 G4S가 정당한 대우를 받을 때까지 매일 집회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을 관리하는 영구계 용역회사 G4S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박지용 / G4S 본부장
- "그럴 수 있는 뜻이 아니잖아요. 입찰 파이가 적은데 옛날 급여를 어떻게 줘요."

노사전문가들은 용역업체에 따라 근로조건이 바뀌는 시스템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박지순 /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이전 업체와의) 계약이 종료되면 어쩔 수 없이 고용불안 상태에 빠지게 되고 근로조건이 불안정해지는…."

박봉이지만 미군부대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으로 버텨온 보안요원들.

약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노동법이 보안요원마저 거리로 내몰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 beremoth@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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