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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진화의 끝은 어디? 보이지 않는 적 ‘다크 아워’[리뷰]
입력 2012-01-04 09:37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가 순식간에 빛을 잃었다. 칠흑 같은 암흑의 세상이 된 건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발광하는 물체가 하늘에서 떨어졌는데 형상은 없었다. 움직임은 있는 것 같은데 볼 수 없었고, 하늘에서 내려온 이 외계인은 사람들을 분쇄시켜 먼지로 만들어 버렸다.
모스크바에 사업차 온 여행 웹사이트 기획자인 벤(맥스 밍겔라)과 친구 션(에밀 허쉬), 그리고 기분전환으로 여행 온 나탈리(올리비아 썰비)와 앤(레이첼 테일러) 등 5명은 이 무시무시한 상황에서 용케 살아남았다. 집으로 돌아가길 꿈꾸며 다른 생존자들과 외계 생명체에 대항하지만 쉽지는 않다.
영화 ‘다크 아워(수입·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는 지구의 에너지를 노리고 침공한 외계인들에 맞서 싸우는 생존자들의 고군분투를 담은 작품이다. 지구를 쳐들어온 외계인들과 대규모 전쟁을 벌이는 다른 영화들과는 달리 습격 후 생존자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극중 외계인은 형체에서부터 능력까지 계속해서 진화해왔다. 이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다. 또 외계인과 닿기만 해도 산산조각이 난다. 보이지 않는 상대가, 거기다가 엄청난 힘을 가졌다면 공포심은 더 증가되는 법. 사람들은 이들의 실체를 파악할 수 없고 더욱 더 공포와 긴장감 속에 빠져든다.

하지만 제작진은 일종의 기계와 전자기가 혼합된 형태의 캐릭터로 외계인을 설정했다. 이들이 지나갈 때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나 가로등의 점등으로 이동을 감지할 수 있도록 하는 힌트를 줬다. 주인공들도 이 점을 알아채고 맞서 싸워 나가게 했다.
‘원티드(2008)로 독특하고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선보인 티무르 베크맘베토브가 제작한 영화는 ‘어느날 갑자기(2006)의 크리스 고락 감독이 힘을 모앗다. 고락 감독의 섬세한 캐릭터 심리묘사가 더해져 전체적으로 독특한 분위기와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생생한 입체 영상을 담으려 3D로 제작된 영화는 외계인의 움직임과 사람들이 산산조각 나서 사라지는 모습이 특히 리얼하다.
크렘린 궁전이 보이는 붉은 광장과 대주교 다리, 구세주 성당, 레닌 도서관 등 모스크바의 대표적 명소들을 볼 수 있는 건 덤이다. 5일 개봉. 89분. 12세 관람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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