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제 2의 뇌 위장, 건강이냐 질병이냐의 갈림길
입력 2012-01-03 11:07 

위장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두께는 약 3~8mm 정도이고, 성인의 경우 약 1,300~1,500cc 정도의 용량을 가지며 복부 중앙에 위치한다. 안쪽으로는 연분홍의 윤택한 점막과 바깥쪽은 강한 평할 근육 등 5겹의 벽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장은 우리가 섭취한 각종 음식물을 분해해서 소화시키고 아래로 내려보내는 기능 정도로 알려졌지만, 알고 보면 '제2의 뇌'라 할 정도로 중요한 장기다.
내시경에는 보이지 않지만, 위장 점막으로 들어가면 나타나는 위장 외벽에는 대단히 복잡하고 세세한 기관들이 존재한다. 이곳에는 우리 몸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방대한 면역기관인 갈트(GALT/Gut Associated Lymphoid Tissue, 위장림프조직)가 있고, 뇌와 연결되어 활동하는 신경세포가 뇌 다음으로 많이 있다. 또 신경 전문 기관인 척수 신경보다도 5배나 많을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기이다.
이 외에도 소화 효소와 각종 위장 보호 점액 물질을 생산하고 분비하는 기관, 음식물을 분해해서 아래로 내려보내는 강한 힘의 근육, 전신으로 영양분과 에너지를 보내주는 혈관 그물망, 그리고 상기의 모든 기관이 원활히 기능하도록 중간 역할을 하면서 우울증 같은 감정을 조절하는 다양한 호르몬 등이 빼곡하게 내재되어 있다. 이들은 뇌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면서 소화, 흡수, 배설, 면역, 몸 보호경비, 정신 기능 등의 역할을 한다.
이처럼 위장은 모든 영양 원료를 공급하는 1차 공급처일 뿐 아니라, 위장으로 유입되는 음식물 가운데서 해로운 물질이나 독소가 유입되지 않도록 걸러내는 정화조 역할을 하는 중요한 장기이다.

위장이 손상되면 영양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음은 물론 하수도가 넘쳐 오염되는 현상처럼 걸러지지 않은 더러운 물질이나 독소들이 혈관이나 림프계를 통해 전신으로 미치면서 질병이 생겨난다. 따라서 몸 전체가 건강으로 가느냐, 질병으로 가느냐는 위장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그동안 점막 속에 묻혀 존재감이 없었던 위장 외벽의 면역 기관과 신경, 신경호르몬과 효소 등의 분비기관, 운동기관인 근육, 혈관 등이 파괴되면 해답이 없었던 많은 위장병의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런데 내시경 소견으로 위장병을 진단하게 되면 위장 점막 만을 보게 되므로 점막 외벽 조직의 문제와 관련된 많은 질병을 놓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점막은 이상 없는 것으로 확인된 환자들에게 기능성, 신경성, 과민성 등과 같이 증상은 있는데 이유가 없는 모호한 위장병 진단이 내려진다.
이처럼 원인 모를 한국인 위장병의 근원지인 위장 외벽의 건강을 위해서는 위장 점막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점막이 손상되면 들어가서는 안 될 유해물질이나 독소들이 유입되어 위장 외벽 조직을 손상시키고, 독소가 쌓이면서 붓고 딱딱하게 굳어지는 위장 경화병인 '담적병'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담적병에 걸리면 위장에서부터 전신으로 담 독소들이 파급되어 두통, 어지럼증, 당뇨병, 건망증, 치매, 관절염, 우울증, 구취, 피부 오염, 어깨통증, 자궁 근종, 방광염, 전립선비대 등 다양한 전신 질환을 동반할 수 있다.
앞으로 건강을 위해서 위장에 대한 인식을 재점검하고, 위장 점막 손상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급식, 폭식, 과식과 같은 그릇된 식생활습관에 의한 음식 노폐물 독소, 과음, 유해 음식 등에 유의해야 한다.

[위담한방병원 최서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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