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이에 데뷔한 가장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아시아의 별 보아다. 2000년 만 14세로 한국 가요계에서 데뷔한 보아는 한국과 일본에서 정상을 경험한 대표적인 사례다. 보아는 데뷔 12년 차 가수지만 아직 만 26세다. 시쳇말로 ‘한창나이의 스타다. 2012년에는 첫 할리우드에 진출작이 개봉하는 등 앞으로의 전망 역시 무궁무진 하다.
아이유 역시 만 15세에 데뷔해 3년 만에 국내 가요계 정상에 올랐고 2012년에는 일본 진출을 본격화 한다. 일본 현지 관계자들은 아이유의 일본에서의 성공 전망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
이들이 한 단계 두 단계 도약 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오랜 연예계 경험을 쌓으며 단단해진 내공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평가다. 일종의 조기 교육인 셈. 실제로 일찌감치 데뷔해 곧바로 벼락스타가 되길 기대하는 것 보다는 2~3년 후를 바라보고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시간으로 채우는 것.
또 팬들에게는 한명의 가수가 성장하고 진화해 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10대에 데뷔해 20대를 넘어가며 이미지 변신을 시도해 색다른 느낌을 전달 할 수도 있다. 포미닛의 현아는 성인이 되자마자 기존의 콘셉트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 섹시 가수의 차세대 아이콘으로까지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이다.
10대에 데뷔하는 것에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이미지 소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것. 20대가 되자마자 섹시함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는 현아에게 20대 중반 또는 30대 초반에는 무엇을 더 기대할 수 있겠냐는 우려다.
여기에 충분히 숙성되지 않은 채로 데뷔 할 경우 어쩔 수 없이 불완전한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고 이를 대중들이 마냥 귀엽게만 바라봐 주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다. 소녀시대의 완벽한 군무와 동방신기의 노련하고 에너지 넘치는 무대가 평가 기준이 돼 버린 탓에 이들과 비교해 어린나이의 신인가수 무대는 학예회 수준으로 밖에 보일 수 밖에 없다.
‘예쁘게 봐주세요라고 아무리 외쳐도 한번 ‘우습게 보이기 시작하면 그 이미지를 회복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1집, 간신히 2집까지 발표하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대부분의 팀들은 이 같은 과정을 답습한 결과다.
다소 다른 관점에서 이른 나이에 데뷔하는 것에 반대하는 의견들도 있다. 연예계 활동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권리를 박탈한다는 것. 실제로 이들이 연예인으로 활동하면서 부족한 수업 일수를 감수해야 하고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빅뱅의 승리와 대성, 보아, 원더걸스의 선미, 소희, 2NE1의 공민지 등이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법적으로 중학교까지가 의무교육인 까닭에 고등학교는 개인의 선택 문제지만 일번적으로 사춘기라고 불리는 시절에 또래 집단과 어울려 사회성이나 보편적인 자아를 갖출 수 있다는 것이 이 같은 주장의 요지다. 이 때문에 큐브엔터테인먼트 등 일부 기획사에서는 스케줄이 많아도 고등학교 졸업을 원칙으로 한다. 아이유 역시 내년 2월 정상적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각기 서로 미묘한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가요 제작자들은 데부 연령을 미니멈 16~17세 정도로 본다. 더 어린 나이부터 가수에 꿈을 가지고 연습생 생활을 시작할지라도 데뷔는 10대 중반을 넘어 후반에 하는 것이 적당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
2007년 데뷔한 원더걸스는 선예(19), 예은(19) 선미(16) 소희(16), 현아(16 現포미닛) 였으며 같은 해에 데뷔한 소녀시대도 윤아(18) 수영(19) 효연(19) 유리(19) 태연(19) 제시카(19) 티파니(19) 써니(19) 서현(17) 등 비슷하다.
현 연예계의 분위기나 활동과 관련한 전략상 이 연령대는 비교적 설득력이 있다. 아이돌 가수 인기가 중고등학생들에게 집중돼 있는 까닭에 이들을 추종할 수 있는 연령대 이기도 하고, 2~3년 충분히 활동 후 성인이 되면 전혀 새로운 모습의 변신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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