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기만랩 팀장(이하 만랩):어제 ‘나가수 기사 나온 거 다들 봤죠?
최장수연애 기자(이하 연애):네. 박완규가 부른 ‘고해 작곡가 논란 기사 말이죠? 저도 봤어요. 그래도 방송사와 원만하게 것 같은데 그나마 다행이죠. 그나저나 올해 ‘나가수 대박이네요. 논란이 끝나는가 싶으면 또 논란이 생기고 말이에요.
당직후클럽 기자(이하 클럽):그러게요. 지금이야 자리를 잡았지만, ‘나가수는 시작부터 논란이었죠. 가수들의 무대에 순위를 매긴다는 발상에, 서바이벌 형식으로 탈락자가 생긴다는 게 아찔하면서도 논란이 됐어요.
연애:결국 첫 녹화부터 문제가 생겼죠. 김건모가 ‘립스틱 짙게 바르고로 7위를 해서 탈락하게 됐는데 가수들이 이를 반대해서 재도전 기회를 주기로 했다가 난리 났었잖아요.
늑대인간 기자(이하 늑대):되게 오래 된 것 같은데 그게 올해 초였군요. 결국 김건모 재도전 논란으로 김영희 PD가 연출자리에서 물러나기까지 했죠.
남친보다 단독(이하 단독):어디 그 뿐인가요? 게스트 논란도 있었죠. 네티즌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쳤던 가수는 옥주현이었어요. 사실 옥주현이 노래를 못 하는 가수는 아닌데, 워낙 안티가 많았잖아요. 그래도 솔로 가수로서 다시 부활하긴 했지만, 심적으로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안타깝게 됐죠.
연애:옥주현은 난데없이 이소라와의 불화 논란까지 휩싸이고 말이죠.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음에도 엄청 시끌시끌했잖아요. 마음의 상처가 적지 않았을 것 같아요.
늑대:비슷한 시기에 ‘나가수에 합류한 JK김동욱도 논란 끝에 한 달 만에 하차했죠. JK김동욱이 ‘조율을 부르던 중 가사를 잊어 처음부터 다시 불렀는데, 이게 본 방송 전에 재도전 논란으로 불거지면서 결국 자진하차 하게 됐죠. 그 때 JK김동욱 정말 잘 했는데… 아, 다시 보고 싶네요.
만랩:이후엔 사실 논란이랄 게 별로 없이 그냥 무난하게 프로그램이 이어졌는데, 왠지 논란이 없으니까 이상하더라니… 최근엔 적우 자질 논란이 불거졌죠. 인지도가 거의 없는 적우가 ‘나가수에 합류한 것 자체가 논란이 됐죠.
단독:사실 따지고 보면 ‘나가수는 최고의 가수들의 경연장으로 출발한 건데, 적우의 출연이 좀 놀랍긴 했어요. 팬들을 제외하곤 인지도가 거의 없는 무명 가수였으니까요.
연애:적우의 무대에 대해서도 사실 의견이 분분했어요. 잘 하고 못 하고를 떠나, 아직 ‘나가수에 적응하지 못한 듯해 보여 조금은 편하게 부르면 보는 사람들도 더 좋을텐데. 아쉽네요.
늑대:그녀의 출연을 추천한 장기호 자문위원단장도 논란에 휩싸였는데, 아무래도 워낙 핫 한 프로그램인데다 출연진이 많다 보니 논란의 중심이 여기저기로 옮겨 다니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클럽:심지어 청중평가단 자질 논란도 있었죠. 청중평가단의 선호도에 따라 순위기 결정되는데, 지르는 노래, 화려한 무대에 높은 점수를 주고 그렇지 않은 잔잔한 무대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주는 게 일반화되다 보니 ‘질러야 살아남는다는 명제를 확고하게 해줬죠. 오죽하면 ‘나는 성대다라는 얘기까지 나왔겠어요.
만랩:진짜 ‘나가수 논란이 많긴 많았군요. 논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 또 있잖죠. ‘짝은 어때요?
단독:‘짝은 예능은 아니지 않나요?
늑대:예능과 교양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 프로그램이 아닐까요. ‘짝 논란도 정말 대단했죠. 편집, 조작 논란에, 재촬영 논란, 편파 논란, 선정성 논란에 출연자 과거 논란까지 헉헉. 또 뭐 있나요?
클럽:가장 문제가 됐던 건 출연진들이 애정촌 합숙을 마치고 일상에 돌아온 뒤 편집돼 나온 방송분을 보는데, 본인들이 느낀 상황과 실제 방송이 다른 뉘앙스로 나간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끊임없이 편집 논란이 발생하는 거고요.
연애:요즘은 출연진이 미니홈피나 블로그 같은 자기만의 공간을 통해 입장을 밝히기도 해요. 제작진 보란 듯이 말이죠. 물론 제작진은 의도적인 편집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늑대:‘짝 초반 논란의 또 하나의 배경에는 연예인 지망생들이 일반인인 것처럼 등장했다는 점이에요. 특히 여자 출연자 중에 쇼핑몰 CEO들이 몇몇 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쇼핑몰 홍보하려는 거 아니냐는 거죠. ‘짝 출연자가 운영하는 쇼핑몰 이런 식으로 광고도 할 정도니 말이에요.
클럽:그래도 그 후에 정말 잘 된 케이스는 많진 않다고 봐요.
만랩:돌싱특집에 출연한 여자5호는 에로배우 출신이었다는 소문에 휩싸이기도 했죠. 물론 해프닝으로 끝나긴 했지만, 출연진의 과거사에 대해 귀신같이 알아내는 네티즌수사대가 ‘짝 제작진으로서도 좀 무서울 거에요.
늑대: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논란은, 리얼을 표방하는 프로그램에 끊임없이 제기되는 작위적 설정 논란이 아닐까요. 리얼이라도 방송이니까 어느 정도 설정이 없을 순 없겠지만. 최근 출연자 중 한 명이 송사에 휘말려 재촬영을 한 것으로 드러난 점도 고충이었겠죠.
연애:그래도 짝‘이 기존 예능과 차별화된 컨셉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건 사실이에요. 다시 생각해도 굉장히 신선한 컨셉이었죠. 남녀간의 서로 나른 심리를 엿볼 수 있는 이렇게 리얼했던 프로가 또 있었나 싶어요.
단독:논란이 많았던 프로그램 중 하나로 ‘안녕하세요도 빼놓을 수 없어요. 바로 엊그제 또 논란이 됐더군요. 아이유가 생간과 천엽을 먹는 장면을 보고 채식연합에서 제작진에 항의한 사건으로요.
클럽:우리의 국민여동생 아이유가 생간을 맛있게 먹는 모습이 좀 생경하긴 했어요(웃음).
늑대:방송 후 채식연합은 ‘불쾌하고 혐오스러운 방송이라고 질타했는데, 물론 그들의 주장 역시 편협한 주장이라는 역습을 받으며 한 발 물러나기도 했지만요. 제작진은 이런 논란이 불거질 거란 생각을 못 한 걸까요?
연애:그냥 이색적인 풍경으로 화제가 될 것이다 정도만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단독:‘안녕하세요가 논란이 된 것도 여러 차례 있었어요. 주로 일반인 출연자들의 겹치기 출연 논란이나 조작 논란이 대부분이었는데,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한 빵녀가 ‘안녕하세요에서 조선시대녀로 둔갑한 사례라던가, 다른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사람이 재등장한 점은 아무래도 아쉬워요.
클럽:단순히 재등장한 게 문제라기 보단, 다른 방송에선 반팔 티셔츠를 입고 출연했으면서 ‘안녕하세요에선 반팔 티셔츠를 못 입는다고 말한 점은 이해하기 힘든 구석이기도 해요.
연애:제작진이 일일이 걸러내기 쉽진 않겠지만, 그래도 방송 나가면 곧바로 네티즌들에 의해 지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출연자 검증에 대해 좀 더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늑대:최근에 또 논란이 됐던 사례가 있었죠. ‘스토커 엄마 사례로 등장한 일반인 출연자가 쇼핑몰 홍보 논란에 휩싸였잖아요. 사연 조작 논란도 그렇고, 본인은 억울하다고 해명했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시큰둥했죠.
만랩:정리해보면 ‘나가수나 ‘짝, ‘안녕하세요 모두 논란으로 먹고 산 프로그램이었네요. 의도적인 노이즈마케팅은 아니었지만, 노이즈 효과를 톡톡히 본 건 사실이에요. 제작진은 고충이 컸겠지만 말이죠.
단독:아무래도 출연자가 늘 고정된 게 아니라 바뀌니까 바뀔 때마다 논란이 계속 되는 게 아닐까요.
연애:만약 논란이 없었다면 이 프로그램들이 올해 이렇게 뜨겁지도 않았을 거에요.
만랩:논란은 계속되지만 그 역시 애정이든 애증이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증거겠죠? 그래도 내년엔 이들 프로그램이 논란 없이 순탄한 한 해를 보냈으면 좋겠네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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