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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성폭행 당한 후 자살까지‥"[기자회견 전문]
입력 2011-12-16 18:31 

가수 알리(26, 본명 조용진)가 16일 오후 서울 상명대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알리는 최근 조두순 사건을 소재로한 노래 ‘나영이라는 곡으로 논란이 됐으면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도 성폭행 범죄 피해자라고 밝혔다. 소속사 측은 ‘나영이에 대해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인터넷 음원과 음반을 전량 수거하고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알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위해 준비한 보도자료 전문을 다 읽은 후 여자로써 감당하기 힘든 수치심을 느끼고 한때 극단적인 생각도 했지만 그걸 견디게 해준건 음악이었다. 노래할 수 있게 해달라. 앞으로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줄 수 있도록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 이하 알리 기자회견 전문

다시금 사죄드립니다.

제가 이제 갓 태어난 신인가수엔데도 이렇게 기자회견까지 열어 말씀을 드려야 하는지 잘 판단이 안서지만,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보이시고 질책과 비난의 말씀들을 하시어 고민과 망설임 끝에 그리고 부모님과 갖고, 소속사 대표님 등과 상의하여 다시금 사죄의 말씀을 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사회적 물의를 빚은데 대해 다시금 정중히 머리숙여 사죄드립니다.
‘나영이(가명)와 부모님 그리고 그 가족분들께도 다시금 사죄드립니다.
저를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신 팬들께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사죄드립니다.
저를 따끔하게 질책해주신 네티즌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말씀도 겸허히 수용하면서 사죄드립니다. 와중에도 힘내라고 격려해 주신 분들께도 사죄와 함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3년동안 마음에 가지고 있었던 저의 아버님과 어머님 동생들 등 제 가족외에는 누구에게도 말씀드리지 못했던 저의 비밀, 그리고 제 가족의 비밀에 대해 이제야 말씀드립니다. 이렇게 뒤늦게 말씀드리게 된 점 또한 사죄드립니다.

저는 성폭력 범죄 피해자입니다. 저 혼자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비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파문을 겪으면서 오해를 조금이나마 풀고 싶어서 비밀을 공개하겠다고 어버님과 어머님께 말씀드렸고 아버님께서는 처음에는 단호하게 거부하셨고 평생 비밀로 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비밀은 없고 언젠가는 노출되리라 생각합니다.
노래를 만들게 된 저의 의도와 진정성마저 의심을 받게 되고 상업성 마저 거론되는 지음에 이르게 됨에 따라 저는 저의 뜻을 아버님께 재차 말씀드렸고 부모님과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이렇게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게 됐습니다.

인격살인하는 성폭력범죄가 사라지길 바랍니다.

저는 2008년 6월 어느날, 평소 알고 지내던 모단체 후배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무참하게 당했습니다. 얼굴을 주먹으로 맞아 광대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4주의 중상을 입었고, 실신한 상태에서 택시에 태워져 끌려가 당했습니다. 그 후배, 범인은 구속돼 재판을 받다가 풀려난뒤, 1심에서 징역2년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명령200시간의 처벌을 받았습니다. 상해죄는 목격자가 없다는 등 증거부족을 이유로 무죄판결이 났습니다.

저는 범죄의 죄질에 비해 처벌형량이 너무 가볍다고 항소하였고, 그 후배 범인은 무죄라고 주장하며 항소하였습니다. 그러나 2심과 3심(대법원)에서 1심형량대로 형이 모두 확정됐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그 범인으로부터 아직까지도 사과한마디 받지못했습니다. 성폭행 범죄는 사과받는 것이 최선의 치료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범인이 형이 확정된 뒤에도 사과한마디 없어서, 지금은 민사소송이 진행중입니다. 당초 저는 아버님 말씀대로 평생 비밀로 하고 지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마음의 응어리가 너무 아픈 채 지워지지 않았고 저와 비슷한 시기에 범죄피해자가 된 나영이의 마음이 저의 마음과 너무 흡사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나영이를 위로해 주고 싶었고, 성폭력범죄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건 당시 만들어놓았던 노래를 이번 앨범에 수록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방법과 표현 등이 미숙하여 잘못을 저지른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저의 의도와는 다르게, 저의 신중하지 못한 행동 때문에 나영이와 그 가족, 그리고 많은 분드를 화나게 했습니다. 다시금 여러분께 용서를 구합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 땅에서 치욕적이며, 여성을 짐승처럼 취급하는 성폭력범죄, 인격살인의 범죄가 사라지기를 바랍니다.

집에 도둑이 들면 피해사실에 대해 말이라도 하여 속이 후련할 수 있겠지만 성폭력 범죄는 피해자에게는 평생 혼자 짊어지고 갈 비밀이며 수치입니다. 그동안 너무나 답답하고 속상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여성인권과 특히 성폭력 범죄 취방을 위해 평생 노력하며 살겠습니다.
많은 분들게 심려를 끼쳐드리고 물의를 일으켜 다시금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용서를 구합니다.

2011년 12월16일 조용진(예명 알리) 올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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