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나의 손이 다른 이의 눈이 된다"…수형자들, 점자책 보급 나서
입력 2011-11-26 05:00  | 수정 2011-11-26 09:47
【 앵커멘트 】
시각장애인들이 책을 읽으려면 점자책이 있어야 하는데요.
구치소 수형자들이 이런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점자책 보급에 나섰습니다.
김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 자 한 자 정성들여 입력한 글자가 금세 점자로 번역됩니다.

혹여나 틀린 글씨가 있을까 봐 꼼꼼히 살피고 또 살핍니다.

단순 작업이지만 시각장애 학생들의 눈이 된다는 생각에 수형자들은 뿌듯해합니다.

▶ 인터뷰 : 정 모 씨 / 서울남부구치소 눈빛나눔봉사단
- "책이 없어서 읽지를 못하고 많은 시달림이 있다는 정보를 들었을 때 방에 가서 우리 식구들하고 다짐했죠. '봉사란 이 길이다…'"

남녀 수형자 30명으로 구성된 서울남부구치소의 '눈빛나눔봉사단'

비록 소규모 봉사단이지만 부족한 점자책 보급에 수형자들이 자발적으로 나선 겁니다.


수형자들의 첫 작품은 공지영 씨의 '즐거운 나의 집'

점자책을 집어든 인호는 손끝으로 전해지는 소설 속 이야기에 흠뻑 취했습니다.

▶ 인터뷰 : 서인호 / 서울맹학교 학생
- "짧지 않은 분량인데 열심히 쳐주셔서 부족한 독서량을 채워주셔서…"

전국에 시각장애인은 25만 명.

이들이 읽을 수 있는 점자책 보급량은 매우 적습니다.

특히 점자 교과서 외에 참고서와 소설 등 다양한 도서를 접할 기회가 극히 제한된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봉사단은 고마운 존재입니다.

▶ 인터뷰 : 이유훈 / 서울맹학교장
- "개개인의 필요한 자료를 충족시키기 때문에 참 좋은 사업이라 생각합니다."

비록 죄를 지은 몸이지만 수형자들은 '나의 손이 다른 이의 눈이 된다'는 마음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태영입니다. [ taegija@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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