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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유통사 ‘인디’에 눈떠야 하는 이유
입력 2011-11-24 08:07 

대형 음원 유통사들이 인디음악에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했다.
십센치 장기하를 비롯해 최근 KBS‘밴드 서바이벌 톱 밴드를 통해 발굴된 톡식, 포, 슈퍼스타K3 준우승팀 버스커버스커 등 기존 주류음악 시장에 진입이 어려웠던 뮤지션들이 대거 주목을 받으며 대형 음원유통사들 역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
엠넷과 벅스, 소리바다 등이 인디차트을 운영하고 있고 프로모션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메인페이지 노출 역시 전에 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실제로 아이돌과 ‘나가수 등의 방송 음원으로 도배된 가요계에서 시장의 중심에 서 있는 음원 유통사들이 음악적 다양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특히 KT 올레뮤직의 경우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19일 서울 홍대 브이홀에서 ‘인디어워드 세 번째 시상식을 연 올레뮤직은 시장 기반 자체가 전무하다시피한 인디 영역에 보다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3회에 걸쳐 올레뮤직 인디 어워드가 배출한 수상 팀들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이달의 루키부문에서는 이스턴사이트킥(제1회), 제8극장(제2회), 얄개들(제3회) 등이다. 루키라는 표현이 어색할 만큼 긴 시간 내공을 쌓고 개성을 인정받고 있는 팀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1년에서 많게는 3년까지 앨범을 만들어도 마땅히 이를 알릴 창구가 없었던 것이 현실. 이들을 수면위로 끌어올리는 것 자체로 충분히 의미를 가진다.
이달의 아티스트 부문에서는 로맨틱펀치(제1회), 네미시스(제2회), 내귀에 도청장치(제3회)등이 수상했다. 이들은 네티즌 투표에 의해 결정됐다. 평가 기준은 네티즌 투표로 이뤄진다. 하지만 시장 규모가 전문평가단을 구성할 정도로 크지 않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가장 애정과 집중력을 가진 대중들이 이들을 평가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달의 앨범 부문에서는 장기하와 얼굴들(제1회), 버벌진트(제2회), 바닐라유니티(제3회)가 수상했다. 인디 어워드의 백미로 가장 핫한 이슈의 앨범을 선정하는 만큼 팬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 선정결과를 보면 이달의 앨범 부문 수상자들은 ‘지극히 한정된 대중들만 인정하는 팀이라는 인디음악의 편견을 스스로 넘은 팀들이 꼽혔다. 일종의 인디와 주류의 가교 역할을 하는 팀들로 봐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이들이 대형 올레 인디 어워드 등의 이벤트를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 수상자들의 음악은 KT 뮤직의 매장음악 서비스인 뮤직 매니저를 통해 전국 5,000개 이상의 매장에서 온에어 된다. 실질적인 프로모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
마땅히 음원 유통사들의 1차 목표는 매출의 증대다. 하지만 협소한 국내 시장 상황상 우후죽순 등장하는 아이돌 그룹들의 경쟁은 제 살 깎아 먹기 이상이 되기 어렵다. 한정된 파이를 차지하게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뛰어드느냐 보다는 새로운 파이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새로운 시장을 만들 전혀 새로운 콘텐츠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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