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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 “‘톱밴드’ 2등 한 이유를 굳이 말하자면‥”[인터뷰]
입력 2011-11-17 10:55 

밴드 포(POE)는 KBS ‘밴드 서바이벌 톱 밴드가 발견한 최대어 중 하나다. 드럼에 센도(29, 본명 이현도), 보컬과 키보드에 물렁곈(26, 본명 윤영주)와 최근 새롭게 합류한 베이시스트 킬(28, 본명 길기욱)으로 구성된 3인조 밴드 포는 우리 밴드 음악 수준과 스펙트럼이 분명 한층 풍요로워졌음을 증명했다. 비록 우승의 영광은 톡식에게 돌아갔지만 이들의 음악적 개성과 존재감은 우승팀 못지않게 선명하게 각인됐다.
센도는 기대 했던 것 보다 많이 등수가 높아서 의외고 대진운이 좋았을 뿐이다. 토너먼트 방식이니 우리가 출연한 팀 모두 보다 낫다는 생각은 안한다”며 겸손해 했다. 물렁곈은 우리에게 ‘톱밴드는 엄청난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누군가 경쟁해 이기느냐 지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제대로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를 풀 능력을 배웠느냐 그렇지 못했느냐 문제였다”고 털어놨다. 약 6개월간 이들이 부쩍 성장한 것 만은 사실이다. 단순히 연주력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와 정신상태, 위기 대처 능력까지 부쩍 성장했노라고 말했다.
코치로 출연한 남궁연에 대한 감정도 특별하다. 특히 드러머인 센도에게 국내 최고의 드러머 중 한 사람인 남궁연의 가르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이었다.
센도는 갑자기 낙원상가 데려가더니 스틱과 드럼피를 사주셨다. ‘왜 이런걸 쓰고 있냐고 하시더라. 제대로 된 음악을 하려면 지켜야 할 것과 포기해야 할 것, 참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말씀해주셨다. 평생을 간직할 가르침이었다”고 말했다.

물렁곈 역시 음악은 테크닉으로 교육할 수 있는게 아니다. 결국 태도다. 더 부지런해야하고 더 긴장해야 하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 그 과정을 간접적으로 압축해 체험하고 배웠다”고 덧붙였다.
결과에 대한 아쉬움은 물론 있다. 하지만 이는 순위에 대한 아쉬움은 아니다. 포는 카피 곡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실제로 마지막 경연 때 자신 있는 곡 2곡을 가지고 나오라 해서 우리 노래 2곡을 골라 준비를 완벽하게 하고 기다렸는데 그중 하나가 금지곡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하더라. 결국 12시간 만에 새로운 곡을 선곡하고 편곡하고 연습까지 해야했다”고 털어놨다. 포가 선곡했던 노래는 이들이 2010년 발표한 EP 앨범 ‘번 아웃(Burnout)의 수록곡 ‘헬프였다. 예정대로 했다면 1등을 할 수 있었겠냐고 묻자 딱히 부정은 않고 묘하게 빙글 웃었다. 실제로 포에게 당시 마지막 경연은 최악의 상황이었다. 베이스 멤버가 갑작스럽게 탈퇴한 상황이었기 때문. 밴드의 한 축이 무너진 상황에 안정적으로 균형을 잡기조차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멤버 탈퇴에 대해서는 굳이 다시 언급하거나 부연할 이유가 없다. 물렁곈은 "단순한 한가지 이유는 아닐 것이다. 멤버간의 불화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중요한 건 탈퇴를 결심한 멤버의 의지고 그걸 우리는 믿고 지지해줬다는 사실이다. '톱밴드'가 중요한가 그 멤버의 의지가 중요한가에 당연히 후자에 손을 들어준 것 뿐"이라고 밝혔다.
베이시스트 김윤기는 '톱밴드' 4강에서 돌연 탈퇴를 선언해 충격을 줬다. 하지만 포는 무난하게 결승까지 올랐다. 또 현 멤버 킬을 영입해 팀을 진용을 다시 갖췄다.
포는 재정비 된 3인조로 크리스마스 공연을 준비 중이다. 소위 잘나가는 팀이 아니면 대관조차 어렵다는 12월 24일, 25일 양일간 서울 홍대 롤링홀에서 열린다. 포는 "지금까지 방송에서 보여줬던 모습도 만날 수 있겠지만 그와는 전혀 다른, 포의 색깔로 가득 채워진 공연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크리스마스라는 특별한 날, 특별한 위로가 필요한 사람, 자기만의 특별한 상상의 세계를 만들고 있는, 만들고 싶은 사람"이 타깃이란다. 보다 많은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표준화 된 위로가 아닌 특별한 위로를 받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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