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한약 먹으면 암세포가 커진다?
입력 2011-11-16 13:52 

당신이 만약 병원에서 포기한 암 말기 환자라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한방치료에 대한 인식이 바로 그렇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는 마지막 ‘발악인 셈이다.
달리 말해 암 말기가 아니라면 대부분 환자는 한방치료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된다. 과학적으로 검증도 되지 않은 치료법을 가지고 감히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를 거론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의사들은 한방 암 치료에 오해가 환자 스스로 살 기회를 놓치게 한다고 주장한다. 이 기회를 통해 한방 암 치료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몇 가지와 이에 대한 사실을 규명하고자 한다.
우선 가장 대표적인 한방 암 치료에 대한 오해는 한약이 암세포를 키운다는 속설이다. 절대 과학적이지도 한의학적이지도 않은 잘못된 생각이다. 암세포는 열 방출 능력이 떨어져서 심부열을 올리는 한약재를 통해 적정 수준의 체온을 유지해주면 암세포만 파괴하고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심부열을 높이면 면역력이 좋아진다. 실제 일본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환자의 체온은 대체로 정상인보다 낮았다.

또 하나의 오해는 침이나 뜸 치료가 암환자의 통증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과는 달리 침·뜸은 암 환자의 통증 컨트롤에 좋은 수단이 된다. 한의학에서는 통증의 원인을 기혈순환의 문제에서 찾는다. 기혈순환을 촉진하는 침구치료가 통증을 악화시키거나 유발한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물론 침·뜸 시술 도중 통증을 느끼는 암환자가 간혹 있지만, 이는 막힌 기혈을 뚫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침·뜸 치료의 목적은 막힌 기혈을 뚫어 순환을 촉진하는 데 있다.
한약이 간독성을 유발한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 대부분 병원에서 환자에게 한약복용을 금지한다. 한약 탓에 간수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감 탓이다. 한의원에서는 간암환자를 비롯해 간독성이 예상되는 환자에게 절대로 간에 부담 주는 약재를 처방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항암치료 중 한방치료를 병행하면 효과 없다는 말도 있다. 보통 암환자는 방사선 치료 후 체력저하와 기력손상을 경험한다. 초기 암 환자는 별다른 문제가 없겠지만 말기 암 환자는 방사선 치료를 끝까지 받는 것조차 힘들 만큼 체력이 소진된 상태가 많다.
이때, 한방 암 치료를 병행하면 면역기능을 높이는 것은 물론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로 인한 오한, 구토, 체력저하 등의 부작용을 완화하는데 큰 효과가 있다. 동시에 치료 효과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이처럼 한방에서 암을 보는 시각은 양방과 많이 다르다. 현대의학이 암을 발암물질에 의해 형성된 인체의 국소적인 질환으로 인식하고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본다. 반면, 한방에서는 면역기능이 저하되면서 나타난 전신 질환의 일종으로 본다. 이러한 양 의학의 시각차를 좁혀 암환자의 생존확률을 높이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내편한한의원 이승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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