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한국인, '희귀 유전성 골격계 질환' 서구인과 유전자 달라
입력 2011-11-15 17:40 

한국인의 다발성 골단 이형성증 유전자형이 서구인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사실을 국내 의료진이 밝혀냈다.
American Journal of Medical Genetics 10월호에 발표된 논문에서는 한국인 다발성 골단 이형성증 환자 63명의 유전자형을 분석한 결과 서구인과 확연히 다른 독특한 유전자 돌연변이 분포를 보였다는 내용이 실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논문은 희귀질환진단치료기술연구사업단의 아주대병원 영상의학과 김옥화 교수,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정형외과 조태준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박성섭 교수 팀의 연구 내용을 담은 것으로, 다발성 골단 이형성증과 관련한 연구 중에선 단일 민족에서 가장 많은 환자수를 분석했다.
다발성 골단 이형성증은 뼈의 성장하는 부분인 골단에 이상이 생기는 희귀 유전성 골격계 질환이다. ▲작은 키 ▲다관절 관절통 ▲사지변형 ▲조기퇴행성 관절염 등을 초래하며, 다발성 골단 이형성증은 현재까지 6개의 유전자 변이로 인해 발생한다고 알려진 복잡한 유전 변이를 보이는 질환이다.

유럽인에서는 이 6개의 유전자 중 COMP와 SLC26A2 돌연변이가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한국인은 확연히 다르게 MATN3 돌연변이가 가장 흔하고(53%), 그 다음으로 COMP(41%)가 많았으며, 구미에서 흔한 SLC26A2는 대단히 드문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한국인 다발성 골단 이형성증에 절대적으로 많은 두 유전자(MATN3, COMP)의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에 대하여 방사선 소견을 분석한 결과, 방사선 소견에 의미 있는 차이점을 발견했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이야기하며 "앞으로 해당 질환이 의심되는 환자는 고가의 유전자 검사를 모두 받지 않아도 엑스레이 소견에서 가장 의심되는 유전자 변이를 선별적으로 검사할 수 있어 환자의 수고와 비용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전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생소한 분야인 유전성 희귀 골질환의 영상의학적 진단에서 독보적 전문가로 알려진 김옥화 교수는 지금까지 다발성 골단 이형성증은 막연히 관절에 이상이 있다고 추정하여 진단하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영상의학적 소견으로 가장 의심되는 유전자 변이를 먼저 추정하여 선별적 유전자 검사를 함으로써 6개 원인 유전자 검사를 모두 하는 수고를 덜고, 검사 비용 또한 낮아져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의 공동연구자인 서울대어린이병원 조태준 교수는 MATN3와 COMP 돌연변이 환자가 '방사선 소견뿐 아니라 증상이나 예후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추가 연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진 매경헬스 [sujinpen@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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