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바람난 가장'의 교통사고에 일가족 사망…법원은 '무죄 판결'
입력 2011-11-15 14:34  | 수정 2011-11-15 14:37
교통사고로 아내와 두 딸을 잃은 '바람난 가장'에게 법원이 무죄판결을 내렸습니다.

지난 2009년 겨울 처가에 들렀다 귀경길에 오르던 A(39)씨 가족은 경기도 양평에서 도로 옆 축대 벽을 들이받으며 A씨의 아내와 두 딸이 사망하는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당시 운전을 하던 A씨는 '사고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지만 졸음운전을 한 것 같다'고 진술해 단순 사고로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경찰은 A씨가 사고 전 부인이 사망하면 10억 원의 돈을 받을 수 있는 거액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사실이 밝혀냈습니다.

평소 생활비를 제대로 주지 않고 수시로 외도를 하는 A씨 때문에 부부싸움이 잦았던 A씨 부부는 사고 보름 전 A씨가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내연녀와 1년여 간 불륜을 저지른 것이 아내에게 발각되며 크게 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검찰은 A씨가 아내를 죽인 뒤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고의로 교통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보고 살인 등의 혐의로 그를 기소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결백을 주장하던 A씨의 손을 들어주며 "제출된 증거만으로 A씨가 고의로 사고를 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살인 혐의는 무죄로 보고 운전 중 전방 주시를 게을리 한 혐의만 인정해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재판부는 "A씨 부부의 불화, 보험 가입 등으로 유죄가 의심되더라도 확신을 하게 할 정도로 증명력 있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한편 "운전자가 조수석에 주된 충격이 가도록 핸들을 조작했고 벽에 부딪히기 전 피할 수 있었으나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도로교통사고 감정사 두 명의 의견에 대해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보험사로부터 의뢰받은 감정사들이 내놓은 결과이며 두 달 이상 지난 후 사건을 감정했기 때문에 객관적 중립성, 과학적 합리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준엽 인턴기자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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