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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뒷좌석이 편안한 시에나…카니발과 경쟁할 무기는?
입력 2011-11-11 15:22 
도요타의 미니밴 시에나 한국도요타가 지난 3일 출시한 미니밴 시에나를 시승했다. 국내에 출시된 시에나는 7인승 모델로, 9~12인승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경쟁 차종에 비해 넉넉한 실내 공간과 다양한 편의 사양을 갖췄다. 또, 도요타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 성능과 정숙성을 갖춰 고급 미니밴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예상된다.

◆ 7인승 미니밴의 장점은?…넉넉한 2열 공간 확보

시에나의 실내에 들어서니 7인승 구조가 눈에 들어왔다. 시에나는 9인승 경쟁 모델에 비해 더 넓은 휠베이스(축거)를 확보했지만 좁은 공간에 무리하게 불필요한 좌석을 늘리기 보다는 처음부터 2-2-3 구조의 7인승으로 제작됐다. 럭셔리 미니밴을 표방하는 만큼 탑승객들이 더 넓은 공간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도요타의 미니밴 시에나의 실내 2열의 가운데 좌석이 없기 때문에 9인승 모델보다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3열에 타고 내리기도 더 수월하다. 2열 탑승객의 편의를 위해 슬라이딩 콘솔이 마련돼 2개의 컵 홀더와 가방 등을 편하게 수납할 수 있다. 공조장치도 1열부터 3열까지 독립적으로 작동이 가능하고, 창문에는 햇빛 가리개가 장착되는 등 모든 승객의 편의를 고려했다.

물론, 7인승이기 때문에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 그러나 장거리 이동을 하며 휴식을 취해야 하는 연예인이나 운동 선수에게 시에나의 넓직한 2열은 큰 매력이다.


◆ 시에나의 오토만 시트…편안하지만 아쉬운 점도

시에나의 가장 큰 특징은 2열에 고급 시트가 적용됐다는 것이다. 도요타에서 ‘오토만이라고 부르는 이 시트는 다리 받침대가 장착됐으며 등받이 각도도 넓어 탑승자가 최대한 편안한 자세로 앉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비행기 일등석 수준이라 했지만 직접 앉아본 결과는 공항 리무진 수준에 더 가까웠다.

도요타 시에나의 실내 2열 좌석에 앉아 다리 받침대를 올리고 등받이를 최대한 뒤로 젖혔다. 그런데 조수석 시트에 발이 닿아 다리를 올리기 애매했다. 결국 2열을 최대한 뒤로 슬라이딩 시키고 나서야 조수석에 발이 닿지 않을 정도의 공간이 생겼다. 그러나 2열 시트를 최대한 슬라이딩 시키면 3열 좌석에는 사람이 앉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2열 탑승객의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만들어진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트를 최대한 기울이고 누워봤다. 폴리우레탄으로 만든 시트가 딱딱하지도 물컹거리지도 않아 생각보다 편했다. 몸 전체가 시트에 닿아있어서 차량의 쏠림이나 노면의 충격이 덜 느껴졌다. 이 정도 수준이면 웬만한 고급 세단 보다 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차로 어울리는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요타의 미니밴 시에나의 트렁크 시에나의 전자동 3열 시트도 인상적이다. 버튼 하나로 3열 시트를 전자동으로 접고 펼 수 있어 노인 운전자 및 여성 운전자들이 트렁크 공간을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만들어졌다. 게다가 카니발처럼 등받이만 숙여지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바닥에 폴딩돼 화물칸 바닥으로 수납이 가능하다. 또, 2열 시트를 통째로 뺄 수 있어 필요에 따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정숙하고 부드러운 주행 성능 발군…고속에서는 조금 아쉬워

주행을 하기 위해 운전석에 앉았다. 시에나의 전체적인 실내 디자인의 레이아웃에서는 경쟁 모델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독창적인 디자인 요소나 사용된 소재의 질감에서도 카니발과 비교해 고급스럽다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았다. 그러나 선글라스를 수납하는 공간에 거울을 장착해 뒷좌석 승객과 얼굴을 보며 대화할 수 있게 하는 등 세세한 부분에 신경을 쓴 흔적이 느껴졌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오히려 고급 미니밴임에도 내비게이션이 장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비게이션은 옵션으로도 선택이 불가능해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불만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센터페시아 상단의 내비게이션이 공간을 트립 컴퓨터가 차지해 매립은 물론 거치하는데도 불편할 것 같았다.

도요타 시에나의 실내 가속페달을 밟고 목적지로 출발했다. 초반 주행 느낌은 생각보다 부드러워 놀라웠다. ES350에 적용된 3.5리터급 V6엔진이 장착됐다고는 하지만 커다란 차체와 무거운 중량 때문에 초반 가속력은 더딜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조용하고 부드럽게 출발했다. 럭셔리 미니밴을 표방한 만큼 달리는 재미는 조금 희생했지만 정숙성과 연비를 향상시킨 세팅으로 여겨진다.

60~100km/h의 중속에서도 부드러운 주행 스타일은 여전했다. 가속페달의 반응이 즉각적이지는 않지만 2000rpm 이상의 실용구간에서 30.0kg.m 이상의 토크가 발휘돼 필요한 성능을 부족함 없이 내는 느낌이었다. 치고 나가는 느낌이 좋다기 보다는 천천히 성능을 발휘하는 주행 스타일은 마치 운전자의 달리는 즐거움 보다는 뒷자리 탑승객의 편안함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듯 했다.

100km/h 이상의 고속 영역에서는 엔진의 힘과 타이어가 차체를 받쳐주지 못해 조금 아쉬웠다. 특유의 부드러움은 여전했지만 조금 더디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이것도 어디까지나 운전자만의 생각일 뿐이었다. 2열 시트에 누워있는 동승자는 중속으로 달릴 때와 별 차이 없다며 여전히 편안하다고 했다.

◆가솔린 모델로 출시된 시에나…연비는?

국내에 출시되는 시에나는 2.7가솔린 모델과 3.5 가솔린 모델 등 두 가지 종류로 출시됐다. 시에나의 공인 연비는 디젤 연료를 사용하기 경쟁 모델에 비해 절대적인 수치는 떨어진다. 그러나 배기량과을 비교했을 때, 시에나의 연비는 절대 부족한 것은 아니다.

도요타의 미니밴 시에나 2.2리터급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카니발의 공인 연비는 12.9km/l로, 2.7리터급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는 시에나의 공인연비 10.5km/l보다 23%가량 뛰어날 뿐이다. 가솔린 모델인 점과 500cc 정도의 배기량 차이가 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부족한 수치는 아니다. 오히려 배기량이 비슷한 3.5리터급 가솔린 차량을 비교하면 시에나 3.5 모델의 공인연비는 9.4km/l로 카니발 3.5모델의 연비인 9.2km/l보다 조금 뛰어나다.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차에 선정된 시에나…카니발은?

미니밴은 차체가 높아 전복 사고 등에 취약해 안전성은 차량 선택에 중요한 요소다.

시에나는 최근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차량으로 선정되며 안전성을 입증했다.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에서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미니밴 7차종에 대한 안전도 평가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시에나는 정면, 측면, 후방 충돌 및 차량지붕 강도 테스트에서 모두 최우수(Good)등급을 받으며 차체자세제어장치(VDC)가 적용된 차량들 중 ‘가장 안전한 차량에 선정되기도 했다.

도요타의 미니밴 시에나 같은 조사에서 기아차 카니발(수출명 세도나)는 차량지붕 강도 테스트에서 가장 낮은 등급(Poor)을 받으며 가장 안전성이 낮은 차로 평가 받았다.

◆예상보다 저렴한 가격…카니발과 정면 승부?

지난 3일 열린 시에나 미디어 시승회에서 한국도요타의 나카바야시 사장은 시에나의 경쟁 모델은 수입 미니밴인 크라이슬러의 그랜드보이저라며 카니발과는 직접적인 경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들 역시 시승회 내내 ‘시에나는 퍼스트클래스 리무진이라고 강조하며 카니발과 차별화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 뒤에는 카니발을 압도하는 고급 편의사양을 탑재해 럭셔리 미니밴을 원하는 기존 카니발 고객들도 끌어 모으겠다는 의도가 엿보였다.

지난 8일 한국도요타에서 공개한 시에나의 가격은 이런 점을 어느 정도 반영됐다. 시에나의 가격은 2.7 모델이 4290만원, 3.5 모델 4990만원으로 업계 관계자들이 예상했던 가격보다 500만원 가량 저렴하게 출시됐다. 2.7 모델의 가격은 카니발 리무진 고급형(3500만원)에 비해 800만원 가량 비싸지만, 그랜드 카니발 하이 리무진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카니발과의 직접 경쟁을 염두에 둔 가격 결정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전승용 기자 / car@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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