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이 퀸시존스를 한국에 초청한 이유는?
올해 5월 세계적인 음반 프로듀서 퀸시 존스의 방한은 CJ E&M 이미경 부회장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퀸시존스가 한국에 방문한 목적은 한국 대중음악과 전통음악에 대한 관심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그는 일주일가량 한국에 머무는 동안 CJ E&M 측의 안내를 받으며 국내 가수들의 공연을 관람하는 등의 공식 일정을 보냈다. 하지만 새 앨범 프로모션이나 내한공연 목적이 아닌 까닭에 퀸시존스의 방한은 분명 다른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누구나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CJ E&M은 3년 전 시작한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을 통해 뮤즈, 팻숍보이즈, 케미컬 브라더스, 스웨이드 등 해외 유수의 아티스트들을 국내에 초청했다. 또 2년 전 부터는 세계적인 일렉트로닉 페스티벌 글로벌 개더링의 판권을 수입,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있는 중이다. 공연 분야는 영화, 방송, 음악 등을 두루 섭렵한 이미경 부회장의 새롭게 떠오른 최대 관심사다.
이 관심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CJ E&M(당시 CJ 뮤직)은 2005년 국내 최대 공연기획사였던 좋은 콘서트를 인수, 신승훈, 박진영, DJ DOC 등 국내 최정상급 가수들의 콘서트를 다수 제작하며 역량을 키워왔다.
돈 안되는 콘서트에 왜?
CJ E&M은 지난 해 부터 국내 아티스트 뿐 아니라 해외 아티스트들의 내한공연 제작을 본격화 했다. 지난 해 이글스의 내한공연이 그 시작이다.
내한공연은 오랫동안 수익이 크게 남지 않는 분야로 인식돼 왔다. 실제로 현재 국내에서 현대카드 등 대기업 스폰서나 외부 투자자 없이 제작되는 내한공연은 없다. 여전히 체계적인 산업화 시스템이 덜 갖춰졌다는 것. 여기에 시장 규모까지도 너무 작다.
먼저 CJ E&M이 그동안 국내 내한공연을 만든 공연기획사들과 결정적인 차이는 자신들의 자본으로 해외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유치할 수 있다는 것. 자본력의 규모가 전혀 다르다. 이글스의 경우 약 20억원의 개런티를 지불했는데 CJ E&M이 전액 투자했다. 이 같은 시장구조에 CJ E&M이 뛰어든다는 것은 다른 목표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MP3의 불법복제 음원 탓에 전세계 음반시장 규모는 과거에 1/4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공연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U2의 ‘360 투어는 30개국에서 총 매출이 7억3610만 달러, 우리 돈 7천억원이 훌쩍 넘는다.
케이팝(K-POP)이 날개를 달아준 이미경의 꿈
CJ E&M 이미경 부회장의 해외 공연시장 진출의 꿈은 예상 외의 호재를 만났다.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케이팝(K-POP) 열풍이다. 최근 CJ E&M은 큐브엔터테인먼트, 스타제국, 아메바컬처, FNC뮤직, 정글엔터테인먼트, 제이튠엔터테인먼트 등 총 6개 가요기획사들과 해외 공연 브랜드 '엠 라이브' 출정식을 가졌다.
‘엠 라이브는 그룹 내 음악 사업 본부에서 추진하는 하나의 프로젝트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하나의 독립적인 공연사업체로 성장시킬 전망이며 해외에서 해외 아티스트들의 공연까지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물론 이는 CJ E&M 뿐 아니라 해외 공연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 가수와 기획사에게도 희소식이다. 지금까지 케이팝 가수들의 해외공연이 다소 불안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인 CJ E&M이 현지 공연기획사들과 접촉, 해외 공연을 만들어 가는 형태로 바뀌는 것은 국내 기획사들에게도 비교적 안정적인 공연을 펼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