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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날개’ 단 CJ E&M 이미경 부회장의 꿈
입력 2011-11-06 10:07 

CJ E&M은 방송과 영화, 음악, 뮤지컬, 연극 등 우리 대중문화 전 영역에 걸쳐 입김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2009년 온미디어를 인수한 이후 케이블 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하고 있고 국내 최다상영관 수를 가진 CGV를 통해 국내 영화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대중음악 분야에서 CJ E&M 계열의 유통사 엠넷은 로엔에 이어 국내 두 번째 규모다. 이 같은 CJ E&M의 공격적이고 전방위적인 영토확장의 중심에는 이미경 총괄 부회장이 있다.

이미경이 퀸시존스를 한국에 초청한 이유는?
올해 5월 세계적인 음반 프로듀서 퀸시 존스의 방한은 CJ E&M 이미경 부회장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퀸시존스가 한국에 방문한 목적은 한국 대중음악과 전통음악에 대한 관심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그는 일주일가량 한국에 머무는 동안 CJ E&M 측의 안내를 받으며 국내 가수들의 공연을 관람하는 등의 공식 일정을 보냈다. 하지만 새 앨범 프로모션이나 내한공연 목적이 아닌 까닭에 퀸시존스의 방한은 분명 다른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누구나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퀸스존스의 내한의 목적은 두 달 후 일정부분 윤곽이 드러났다. 이미경 부회장은 7월 세계 최대 재즈페스티벌인 몽퇴르 재즈 페스티벌에 참석하기 위해 스위스로 떠났다. 그곳에서 이 부회장은 퀸시존스와 다시 만났다. 퀸시존스는 몽퇴르 재즈페스티벌의 총 프로듀서다.
CJ E&M은 3년 전 시작한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을 통해 뮤즈, 팻숍보이즈, 케미컬 브라더스, 스웨이드 등 해외 유수의 아티스트들을 국내에 초청했다. 또 2년 전 부터는 세계적인 일렉트로닉 페스티벌 글로벌 개더링의 판권을 수입,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있는 중이다. 공연 분야는 영화, 방송, 음악 등을 두루 섭렵한 이미경 부회장의 새롭게 떠오른 최대 관심사다.

이 관심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CJ E&M(당시 CJ 뮤직)은 2005년 국내 최대 공연기획사였던 좋은 콘서트를 인수, 신승훈, 박진영, DJ DOC 등 국내 최정상급 가수들의 콘서트를 다수 제작하며 역량을 키워왔다.

돈 안되는 콘서트에 왜?
CJ E&M은 지난 해 부터 국내 아티스트 뿐 아니라 해외 아티스트들의 내한공연 제작을 본격화 했다. 지난 해 이글스의 내한공연이 그 시작이다.
내한공연은 오랫동안 수익이 크게 남지 않는 분야로 인식돼 왔다. 실제로 현재 국내에서 현대카드 등 대기업 스폰서나 외부 투자자 없이 제작되는 내한공연은 없다. 여전히 체계적인 산업화 시스템이 덜 갖춰졌다는 것. 여기에 시장 규모까지도 너무 작다.
먼저 CJ E&M이 그동안 국내 내한공연을 만든 공연기획사들과 결정적인 차이는 자신들의 자본으로 해외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유치할 수 있다는 것. 자본력의 규모가 전혀 다르다. 이글스의 경우 약 20억원의 개런티를 지불했는데 CJ E&M이 전액 투자했다. 이 같은 시장구조에 CJ E&M이 뛰어든다는 것은 다른 목표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CJ E&M 고위 임원의 말을 빌어 이미경 부회장의 관심은 단순히 내한공연 제작이 아니라 세계적인 아티스들의 아시아 판권에 있다. 예를 들어 이글스의 아시아판권을 가지고 CJ E&M이 이글스의 대만, 홍콩, 싱가포르 공연을 만드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단순히 국내 내한공연에 만족하는 수준이 아니라 해외 공연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것이다.
MP3의 불법복제 음원 탓에 전세계 음반시장 규모는 과거에 1/4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공연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U2의 ‘360 투어는 30개국에서 총 매출이 7억3610만 달러, 우리 돈 7천억원이 훌쩍 넘는다.

케이팝(K-POP)이 날개를 달아준 이미경의 꿈
CJ E&M 이미경 부회장의 해외 공연시장 진출의 꿈은 예상 외의 호재를 만났다.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케이팝(K-POP) 열풍이다. 최근 CJ E&M은 큐브엔터테인먼트, 스타제국, 아메바컬처, FNC뮤직, 정글엔터테인먼트, 제이튠엔터테인먼트 등 총 6개 가요기획사들과 해외 공연 브랜드 '엠 라이브' 출정식을 가졌다.
‘엠 라이브는 그룹 내 음악 사업 본부에서 추진하는 하나의 프로젝트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하나의 독립적인 공연사업체로 성장시킬 전망이며 해외에서 해외 아티스트들의 공연까지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내한공연을 하게 되면 미국의 라이브 네이션(Live Nation) 같은 초대형 공연 기획사들의 국내 하청업체 역할을 해야 했지만 이제는 반대로 우리 가수들의 공연 판권을 미국 공연 기획사에 팔 수 있는 상황까지 가능하다. 또 기존 해외 아티스트들의 공연 판권을 놓고 경쟁할 필요 없이 케이팝 스타라는 우리 콘텐츠로 해외 공연시장에 뛰어들 수 있게 된 셈이다.
물론 이는 CJ E&M 뿐 아니라 해외 공연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 가수와 기획사에게도 희소식이다. 지금까지 케이팝 가수들의 해외공연이 다소 불안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인 CJ E&M이 현지 공연기획사들과 접촉, 해외 공연을 만들어 가는 형태로 바뀌는 것은 국내 기획사들에게도 비교적 안정적인 공연을 펼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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