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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 `슈스케` 접고 `윤동주` 만나볼까
입력 2011-11-02 19:01 

올 가을, 일본인도 사랑하는 저항시인 윤동주가 돌아온다.
4일 방송되는 MBC 스페셜 '가을, 윤동주 생각'에서는 일본에서 새삼 재조명 받고 있는 윤동주의 시 세계와 현지에서 불고 있는 윤동주 시비 건립 움직임 등을 전한다.
윤동주는 서울 연희전문을 졸업하고 1941년 가을, 일본으로 건너가 릿쿄대학 영문과에 입학한다. 한글사용이 금지되었던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적지나 다름없는 일본 땅 한복판에서 그는 한글로 된 시를 썼다.
결국 윤동주는 1943년 7월에 치안유지법 위반이라는 혐의로 교토 시모가모 경찰서에 체포됐고, 이후 후쿠오카 형무소에 복역하던 중 광복을 반년 앞둔 1945년 2월 16일 숨을 거뒀다.

사후 '시인'이란 칭호를 얻게 된 윤동주의 첫 시집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48년 발간된 이 초판본을 비롯한 그의 유작과 유품들을 보관하고 있는 윤인석 교수는 윤동주의 동생인 윤일주의 아들이다.
한국에서 한국어교육을 전공하고 있는 재한 일본인 대학원생 기시 카나코는 한국문학을 공부하던 중 윤동주의 시를 접한 뒤 그의 흔적을 찾기 시작, 윤 교수가 꺼내보인 유품 앞에서 끝내 눈물을 보였다.
현재 윤동주는 한국 못지않게 일본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교토에서는 윤동주 시비건립위원회가 조직돼 매달 교토부청에 시비건립을 요청하고 있을 정도. 그들은 왜 윤동주를 기념하고 기억하는 것일까.
윤동주가 생을 마감한 후쿠오카에서는 윤동주 시를 읽는 모임이 형성돼 윤동주의 시 공부가 한창이다. 그들은 "비록 윤동주는 죽었지만 그의 시와 정신은 영원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윤동주의 발자취를 찾아다니며 기시 카나코가 만난 사람들이 윤동주 시를 좋아하는 공통적인 이유는 서정성과 순수한 내면세계, 시대의 아픔을 이겨낸 의지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제작진이 만난 '윤동주를 사랑하는' 일본 사람들은 항일시인이었던 그를 연구하면서 오히려 평화를 배워가고 있다. 그들의 마음속에 죽지 않고 살아있는 시인 윤동주는 그렇게 한국과 일본을 이어주고 있었다. 방송은 4일 오후 11시 15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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