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신데렐라도 죽도록 외로웠다?
입력 2011-11-01 17:36  | 수정 2011-11-01 17:39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 속 신데렐라는 과연 행복했을까. 엄마에 이어 아빠를 잃어버린 상실감을 극복하기도 전에 본색을 드러낸 새 엄마와 언니의 구박은 신데렐라를 더욱 외롭게 만들었다. 어찌 됐던 요정의 도움으로 왕자를 만나 결혼하게 된 신데렐라는 그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감히 미천한 신분에서 왕비로 수직상승한 대가는 새 엄마와 두 언니들의 구박과는 차원이 다른 또 다른 외로움을 안겨주었다. 한마디로 외로운 신데렐라의 이야기다.

신데렐라뿐만 아니다. 외로움은 어느새 ‘대한민국의 오늘을 상징하는 단어가 되어버렸다. 34분마다 한 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통계를 보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지만 외로움은 이미 일상화되었다. 사회가 이렇다보니 독자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책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 외롭다면 잘되고 있는 것이다』(위즈덤하우스)은 지난 2006년 밀리언셀러 <배려>를 출간하여 전 국민을 감동시켰던 한상복 작가의 최신작이다.

한 작가가 사람들의 뒷모습을 관찰하다가 발견한 것이 바로 이 외로움이었다고 한다. 명분이나 성공, 체면, 사랑 같은 공식적인 동기들에 가려져 있지만, 때로는 그보다 더욱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는 동기가 바로 외로움이며, 대부분의 외로움이란 ‘출구가 막혀버린 열정이라는 진실을 그는 알게 되었다고 털어놓았다.


저자는 오히려 깊숙한 외로움 속에서 ‘더 좋은 외로움(솔리튜드)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진정한 자기를 만나는 시간을 늘려가는 연습을 통해 외로움을 절망의 시간이 아닌, 희망의 기회이자 위대한 가능성을 발효시키는 시간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역사에 커다란 발자국을 남긴 사람들 가운데는 외로움과 결핍을 창조로 연결시킨 외톨이가 유난히 많다고 분석했다. 스피노자부터 갈릴레오, 뉴턴, 베토벤, 프로이트, 피카소, 아인슈타인, 그리고 현대의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마크 주커버그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외로움 앞에 우뚝 섰고, 외로움이라는 에너지를 이용해 스프링처럼 도약하는 데 성공했다.

론리니스와 솔리튜드의 차이에서 출발하는 이 책은, 스토리텔링의 형태로 때론 유쾌하고 때론 비장하게 외로움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 일상의 뒷모습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처음으로 친구의 장례식에 참석한 30대의 여기자, 암에 걸린 아내의 병상을 지키는 남편, 설 자리를 잃어버린 중년 가장 등 흔히 만날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형태로 들려준다.

재미있게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외로움을 인정하고 도약하고 싶은 깊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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