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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PD의 아직 끝나지 않은 ‘나가수’ 이야기
입력 2011-11-01 10:25 

그가 입을 열면 늘 ‘핫 하다. MBC 김영희 PD. ‘쌀집 아저씨라는 별명이 여전히 익숙한 그는 2011년을 계기로 ‘나가수 PD라는 또 하나의 이름을 얻었다.
지금은 프로그램을 떠난 상태지만 올 상반기 방송가를 뜨겁게 달군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구.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이하 나가수)를 만든 장본인인 김 PD는 스타 PD 명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지난 달 30일 방송된 ‘나가수 호주 특별 공연에선 원년 멤버를 비롯, 기존 출연가수들의 경연 후 순위 발표 현장에서 즉석에서 발표자로 나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방송 이튿날인 31일 여의도 모처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PD에게는 여전히 ‘나가수 질문이 쏟아졌다. 현 연출자인 신정수 PD가 있지만 김 PD는 ‘나가수 산파답게 프로그램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며 호주 공연 뒷 이야기를 속속 공개했다.

무엇보다 방송 후 논란이 됐던 이소라의 7위에 대해 김 PD는 사실 이소라는 공연 4시간 전 갑자기 곡을 바꿨다”고 말했다. 당시 이소라는 ‘슬픔 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를 잔잔한 피아노 반주에 맞춰 불렀으나 2천여 청중평가단으로부터 최저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하지만 실제로 이소라가 준비해왔던 곡은 따로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 것. 김 PD에 따르면 이소라는 전날까지 다른 곡(‘가을편지)을 준비해왔으나 호주 도착 후 심경의 변화를 느껴 곡명을 변경했다.
김 PD는 갑작스런 결정에 편곡자 이승환 씨와 함께 인터넷에서 악보를 다운받아 몇 시간 전 편곡을 했다. 이소라 본인도 가사를 다 못 외워서 많이 예민했다. 1절은 불안했지만 2절에선 안정을 되찾고 무대를 완성했다”고 말했다.
경연 순위를 의식한 게 아니라 현장 분위기에 어울리는 노래를 부르겠다는 판단에서 바꾼 거였죠. 이렇게 노래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보여주려 한 듯 해요. 무대를 마친 뒤엔 바로 호텔 방으로 직행해 두문불출 했습니다.”
‘나가수 런칭 한 달 만에 재도전 논란으로 프로그램에서 물러난 김 PD. 지금도 일요일 오후엔 ‘나가수를 챙겨 본다는 그는 김건모에게는 여전히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밝히는가 하면, 남미 다녀와서 본 중 제일 좋았던 사람은 JK김동욱인데 (프로그램을 떠나) 아쉽게 됐다”고 털어놨다.
프로그램에 대한 아쉬움도 솔직하게 전했다. 조금 더 재미있으면 좋겠어요. 노래를 잘 모르는 사람(김 PD)이 만들다 노래를 잘 아는 사람(신정수 PD)이 하고 있는데, 주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만큼 재미 부분이 더 강조되면 좋겠단 생각입니다.”
최근 김 PD는 신 PD와 함께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열린 ‘시월에 눈 내리는 마을 콘서트에도 다녀왔다. 올해 ‘시월에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이소라, 김연우, JK김동욱였다. 모두 ‘나가수로 재기에 성공한 최고의 수혜자들이다.
‘나가수는 가수 그리고 명곡을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지만 김 PD에게도 새로운 열정을 심어준 프로그램이었다. 덕분에 그의 현장 PD 행보는 여전히 뜨겁게 진행 중이다. 내년 2월 새 프로그램 런칭을 앞두고 있다.
‘나가수를 만들 때 가장 행복했어요. 26년 PD 생활 중 가장 행복했던 4개월이었죠. 앞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잘 할 수 있을 겁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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