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추억이 사라진다…설 자리 잃은 한국만화
입력 2011-10-25 05:00  | 수정 2011-10-25 21:50
【 앵커멘트 】
바람이 부쩍 쌀쌀해졌습니다.
이럴 때면 아랫목에 엎드려 만화책 보시던 기억들 많으실 텐데요.
그런데 이 만화책이 추억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있다고 합니다.
황재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80년대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부터 허영만의 '식객'까지.

당대 인기 만화책은 남녀노소의 필독서였습니다.

지금도 연재되는 무협물 '열혈강호'는 모두 4백만 부나 팔리기도 했습니다.


▶ 스탠딩 : 황재헌 / 기자
- "하지만, 국산 출판만화는 웹툰과 불법 다운로드 등의 영향으로 눈에 띄는 침체기를 걷고 있습니다."

지난 90년대 인기 청소년 만화 '마이러브'와 '까꿍'을 그렸던 이충호 작가.

이젠 작업실에 종이와 지우개 대신 컴퓨터 한 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3년 전부터는 종이책이 아닌 인터넷으로만 만화를 연재하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이충호 / 만화작가
- "원고료를 이 정도는 줘야 되는데 그 원고료를 줄 만큼 이익을 창출할 자신이 없어진 거죠. 출판만화 시장에서 절 써주질 않더라고요."

실제로 국산만화 단행본 작품 수는 지난 2003년 2천4백여 종에서 절반으로 급락했습니다.

추억을 간직한 마니아들은 이 같은 현실이 아쉽기만 합니다.

▶ 인터뷰 : 이하영 / 서울시 망원동
- "(웹툰은) 스크롤로 올려야 하는 조급함이 있는데 책은 한 장면에서 지긋이 바라보면서 정서적으로 감성적으로…."

드라마나 영화로도 활용할 수 있는, 이른바 '원소스 멀티유스' 측면에서도 출판만화는 웹툰보다 가치가 높다는 평가입니다.

▶ 인터뷰 : 이용철 /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팀장
- "연재매체를 통해서 등단하기 때문에 그런 과정에서 작품의 질이라는 것이 담보되고 좋은 작품들로 출판되는…."

하지만 편리함과 풍요로움의 틈바구니 속에서 만화책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덩달아 우리의 추억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황재헌입니다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