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공현주, 명품 버리고 2만원대 옷에 푹 빠진 이유[인터뷰]
입력 2011-09-27 08:07 

공현주 ‘명품의 그늘에서 벗어나니 기쁘지 아니한가
모델 출신 연기자 공현주(27). 그녀의 정체성(?)에 대한 궁금증이 많다. 고교 시절이던 2001년 슈퍼모델 대회를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공현주는 이후 연기자로 데뷔, 도시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대중의 사랑을 받았지만 2009년 방송된 드라마 ‘너는 내 운명 이후엔 정작 작품 활동이 뜸하다.
소리 없이 영국 유학길에 오른 그녀가 플로리스트로 변신했다는 소식을 들은 게 엊그제 같은데 ‘한국의 판빙빙 ‘공항패션 종결자 수식어를 받더니 이제는 어엿한 의류 쇼핑몰 CEO가 됐다. 무늬만 사장님이 아닌, 주말마다 사무실에 나와 일하는 ‘진짜 사장님이다.
최근 역삼동에 있는 스타일주스 사무실에서 공현주를 만났다. 세련된 올 블랙 원피스로 콜라병 몸매를 자신 있게 뽐낸 그녀의 감출 수 없는 ‘모델 포스보다도, 새로운 분야에 늘 끊임없이 도전하는 패기와 프로페셔널한 이미지가 더 인상적이다.
지금 입고 있는 의상도 스타일주스 제품이다”며 발그레한 미소를 지어보인 공현주는 오픈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이슈가 많이 되다 보니 분위기가 좋다. 기대 이상의 반응 덕분에 모두들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스타일주스라는 브랜드 이름에는 자신의 스타일에 부족함을 느끼는 이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주겠다는 공현주의 의지가 들어있다. 사실 초반에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아무래도 새로운 분야고, 전문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발을 들여놓기 두렵기도 했죠.”
의류 사업은 ‘패셔니스타 공현주가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분야의 일이었다. 슈퍼모델 출신에 패션으로 부각돼 온 이력 덕분에 주위에서 다양한 제안을 받아온 그녀는 막연했던 꿈을 4~5년 전부터 좀 더 구체화하기 시작했고, 1년 전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의류 쇼핑몰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는 과정에서 선례들을 분석해서 접근하다 보니 아무래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오픈 일주일 만에 일 매출 1천만원을 기록한 스타일주스는 4개월째 접어든 현재, 초반 선전에 힘입어 어느덧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공현주는 초반이긴 하지만 재구매율이 굉장히 높은 편이다. 벌써 단골도 생겼고, 중국이나 일본 쪽에서도 문의가 오고 있다”고 은근히 자랑했다.
모든 사업이 그러하듯이, 철저한 사전조사는 기본이다. 어린 나이부터 프로의 세계에 뛰어든 덕분에 매사 꼼꼼하게 챙기는 습관이 몸에 밴 공현주는 일주일에 두 번씩 동대문 시장으로 직접 바잉(buying)에 나선다. 패션 분야에 아직 아마추어 단계인 만큼 틈틈이 전문 지식 및 용어에 대한 공부도 빼놓지 않는다. 트렌드를 선도하는 부분은 스타일리스트와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패션에 눈을 넓히는 데 골몰하고 있다.
무엇보다 스타일주스의 가장 큰 특징은 ‘착한 가격과 퀄리티다. 명품 가방이나 옷 같은 경우, 솔직히 선뜻 구매하기 부담스럽잖아요. 무리해서 샀다가 후회하는 경우도 있고. 명품이나 고가 브랜드는 아니지만 트렌드를 따라가면서도 퀄리티 높은 상품이 최고의 강점입니다.”
의외로 스타일주스에서 제일 잘 나가는 제품의 평균 가격은 2~3만 원대란다. 마진을 거의 포기한 ‘박리다매 전략으로 출발했지만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은 스타일주스에게만큼은 결코 해당되지 않는다. 상품후기 반응도 좋고, 합리적인 가격 덕분에 입소문도 퍼지고 있다고.
사실 마진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되요. 워낙 저가의 옷이 많이 나오고 있는 추세라 터무니없이 비싸게 팔거나 많은 이윤을 추구할 순 없죠. 하지만 합리적인 가격 대비 품질에서도 만족도가 높아 구매하신 분들이 주위에도 많이 권해주시더라고요.”
20대 여성이면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공현주 역시 한때 명품에 푹 빠졌었다. 예전엔 인터넷 쇼핑몰 상품의 품질이 좋지 않아 낭패를 본 적이 있던 터라 비싸더라도 고가의 제품을 더 선호하기도 했었는데요, 지금은 퀄리티 면에서 결코 떨어지지 않으니까 오히려 싼 제품에 더 눈이 가게 되네요. 진작부터 싸게 샀다면 하는 후회도 되고요.” 지금은 자신 있게 명품의 그늘에서 벗어났다”고 말한다.
하루에도 우후죽순처럼 인터넷 쇼핑몰이 생겼다 없어지는 냉혹한 시장에 뛰어든 공현주가 내세우는 필승 전략은 무엇일까. 공현주는 고객 관리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사실 스타일주스의 경우, 제가 공인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입소문을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죠. 가령 핏이 안 예쁘게 떨어진 옷이라 해도 예쁘게 포장하는 그런 일은 절대 안 합니다. 내부 지출을 최소화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에게 솔직하게 다가가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해요.”
이쯤 되니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쇼핑몰 사업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연기 공백에 대한 우려는 없지 않을까. 정작 당사자는 담담했다. 오히려 그간 커리어우먼 역할을 ‘연기하며 느낀 일종의 감질맛을 이제야 풀어내고 있는 기분이란다.
연기는 물론 놓을 수 없는 꿈이죠. 하지만 다양한 일을 접하며 느끼는 감정들이 앞으로 연기자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지금은 즐기면서 열심히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고, 연기를 하면 놓치게 되는 또 다른 꿈을 이뤄가는 과정이고요. 지금은 제가 하고자하는 일이, 목표가 있기 때문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작품은) 신중하게 보고 있습니다.”
현재 공현주의 목표는 일 매출 억대 기록이다. 제 아무리 연예인 쇼핑몰이라 해도 결코 달성하기 쉽지 않은 금액임에도 공현주의 다짐은 다부졌다. 많이 부딪치며 시행착오도 겪었고, 자리잡아가고 있는 과정이지만 언젠가 억대 매출을 꼭 달성하고 싶어요. 길게 보고 시작한 일인 만큼 조급하게 생각하진 않습니다.” 정직한 CEO 공현주는 그렇게 꿈을 향해 한 발자국씩 내딛고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팽현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