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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쏘나타 공장 직접 가보니, "내수·수출용 다르긴…"
입력 2011-09-26 17:07  | 수정 2011-09-27 08:14
인터넷에서 얻는 정보는 얼마나 사실일까. 예로부터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현대차는 강판이 약하고, 내수용 차량과 수출용 차량에 다른 강판을 사용한다는 소문이 있어왔다. 또, 일부는 사고 모습을 편집해 현대차 강판이 타사 차보다 약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같은 주장이 사실인지 알아보기 위해 충남 당진에 위치한 현대제철공장과 하이스코, 현대차 아산공장을 찾아가 강판 생산과정 및 차량 조립 과정을 직접 확인했다.

◆ 내수용·수출용 차량, 다르게 만들기가 더 힘들어

우선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자동차 조립 라인을 살펴봤다. 현대차 아산공장은 축구장 10개(8만500㎡) 정도의 크기로 프레스와 차체, 도장, 조립공장과 엔진 및 소재공장 등 7개의 라인이 가동 돼 승용차를 완성하는 공장이다.



과연 내수용과 수출용 차량이 다르게 생산되는가를 주의 깊게 살펴봤다. 이렇게 큰 공장에서 마음만 먹으면 내수용과 수출용 차량을 다르게 생산 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다.



공장을 돌아보던 중 과연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마침 조립 중인 그랜저의 생산 공정을 보여주는 모니터에 바디 넘버, 차종, 스타일(배기량, 트림) 이외에 '지역'이란 항목이 있고, 여기'수출용'이라는 문구가 버젓이 찍혔다. 그럼 그렇지! 이게 수출용을 다르게 만든다는 증거 아닌가! 현대차 관계자에게 강력하게 질의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웃으며 "'수출용'이라는 표시는 각 나라마다 범퍼, 시트 등 옵션에 차이가 있고, 그랜저의 경우 수출명(아제라)도 다르기 때문에 수출형을 구분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본적인 주요 사양들은 설계부터 내수용·수출용 차이 없이 모두 한 가지로 정해지며 이는 A/S 부품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공정을 조금 더 살펴보니 현대차 관계자의 말에 수긍이 갔다. 아산공장에서는 NF쏘나타, YF쏘나타, YF쏘나타 하이브리드, 그랜저 등 내수용과 수출용 차량이 모두 만들어 진다. 그런데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한 가지 차량만이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4가지 차종이 함께 만들어지는 시스템이다.

즉, 각 공정에는 차종 별로 동일한 스펙으로 찍어낸 4개의 강판이 쌓여있고, 로봇들이 각 차종에 맞는 강판을 선택해 조립하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이러한 공정에서 차량에 따라 강도가 다른 강판을 사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였다. 오히려 수출용과 내수용에 다른 강판을 사용한다면 공정 설비가 더 복잡해져 조립이 어렵고 비용도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또, 현대차에 사용되는 일부 강판들은 국내에서 생산돼 해외공장으로 보내는 것도 있고 해외에서 생산된 것을 국내로 들여오는 것도 있다. 이 강판들 중 하나라도 정해진 강성과 품질 기준에 미달될 경우 사용이 금지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미 규모의 경제가 실현된 현대차 공장에서 비효율적인 공정을 추가하면서까지 수출용 차량에 다른 강판을 사용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며 "일부 네티즌이 주장하는 내수용은 약한 강판을 사용하고 수출용은 강한 강판을 사용하는 것은 공정상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 현대차 강판은 약해?…강판 강도 차이 없어

그렇다면 경쟁사에 비해 현대차 강판의 강도는 어떻까?

충남 당진의 현대제철공장에서 만든 열연강판은 바로 옆에 위치한 하이스코로 옮겨져 차량용 강판으로 만들어진다. 하이스코에서는 하이드로포밍 공법과 핫스탬핑 공법 등 최신 기술을 이용해 얇고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높은 강판을 만들고 있었다.

하이드로포밍 공법은 강판을 튜브 형태로 만든 다음, 튜브안에 고압의 수압을 가해 원하는 형상으로 성형하는 방법이다. 하이드로포밍 공법을 사용하면 용접이 필요 없을 뿐 아니라, 아무리 복잡한 형태의 강판도 동일한 두께와 강도로 만들 수 있다. 핫스탬핑 공법은 강판을 뜨겁게 가열해 도장을 찍듯이 성형하는 방법이다. 핫스탬핑 공법을 사용하면 무게는 25% 정도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3배 정도 높은 강판을 만들 수 있다.



혹시 현대 하이스코가 내놓는 철판이 경쟁사에 비해 뒤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억지 추측을 해보지만 이 또한 기우였다. 현대차에 들어가는 강판은 전량 현대제철의 것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현대차에 들어가는 현대제철 강판 비율은 약 30% 수준으로 앞으로도 50% 이상을 넘기지 않을 계획이라고 한다. 나머지는 포스코나 일본 JP spco 등 여러 회사에서 납품하는 강판을 사용한다. 다른 국내 다른 자동차 회사들도 마찬가지로 이 강판을 사용한다.


◆ 해외에서 인정받는 현대차…국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필요 최근 현대차의 해외 시장 점유율은 급속도로 상승하고 있고 미국 JD파워, 컨슈머리포트, IIHS 충돌안전성평가 등 각종 평가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 인정받는 현대차가 정작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소홀한다는 인상을 심어준 것은 현대차가 그 동안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인식한 현대차는 '쇳물에서 자동차까지'란 주제로 기자단, 자동차 동호회 회원, 블로거 등을 초청해 생산 공장을 직접 둘러보게 하는 등 현대차에 대한 부정적 소문을 불식시키기 위한 '소통'에 나섰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현대차에 이런 오해가 생기는 것은 그 동안 현대차의 고객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서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왜곡된 사실에 대해서는 해명을 하고, 합당한 의견과 따끔한 지적에 대해서는 귀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전승용 기자 / car@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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