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외면하는 대기업…41%가 법 '무시'

【 앵커멘트 】
대기업의 절반 가까이는 법을 어기면서까지 직장 내 보육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제재할 규정조차 없어, 법은 '무용지물'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강태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23.

OECD 국가 가운데 여전히 '꼴찌'입니다.

이유는 아이를 낳아 기르기 어려운 환경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는 대기업도 예외가 아닙니다.

법은 일정 규모를 넘는 대기업에는 반드시 직장 내 어린이집을 설치하게 돼 있습니다.

설치할 공간이 없다면 보육수당을 지급하거나 위탁시설을 지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규정은 말 그대로 '있으나 마나'.

대상 대기업 576곳 가운데 236곳은 보육과 관련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여기에는 LG화학과 효성·GS리테일 등 유명 기업도 포함돼 있습니다.

정부가 무상지원과 저리융자를 제공하고 있지만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법을 어겨도 처벌할 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보육시설 미설치 사업장의 명단을 공개하기로 했을 때도, 경총의 반대로 공개가 미뤄진 바 있습니다.

경영 상의 어려움이 이유였습니다.

▶ 인터뷰 : 최경희 / 한나라당 국회의원
- "육아에 대한 투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초기에 다소 부담이 되더라도 결국 생산인력과 소비자를 늘리는 장기 성장을 위한 재투자가 될 것입니다."

국회에는 현재 미이행 기업의 명단을 공개하거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계류돼 있지만, 언제 통과될지는 미지수입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