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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대본’ 악몽 ‘광개토’ 가 깼다…방송 분량만 10회 앞서 ‘이례적’
입력 2011-09-23 08:07 

KBS 1TV 광개토태왕이 20%대 시청률을 돌파하며 그간 부진했던 사극 드라마의 재부흥을 알렸다.
전통적으로 KBS 대하사극은 국민사극으로 불릴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아왔지만 전작 근초고왕은 역사적 고증에 충실하다는 호평에도 불구, 평균시청률 10%를 겨우 넘겼다. 해신(2004년 11월~2005년 5월), 불멸의 이순신(2004년 9월~2005년 8월), 대조영(2006년 9월~2007년 12월)이 누렸던 영예를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던 것. 더군다나 퓨전 사극의 성행, 자극 소재가 난무하는 막장 주말극의 인기로 사극 드라마의 기는 완전히 꺾기고 말았다.
이 가운데 ‘태조 왕건 , ‘대조영 등을 연출한 ‘사극의 대가 김종선 PD가 메가폰을 잡았다. 주변의 기대에도 불구 광개토태왕 역시 방송 초기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주연으로 발탁된 이태곤은 ‘광개토 태왕 캐릭터와 맞지 않다는 우려를 낳았고 전통 사극의 한계가 왔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광개토태왕은 최고의 팀 웍을 자랑하며 안정세에 들어섰다. 국내 드라마의 열악한 제작환경을 대변하는 ‘쪽대본 과는 차별화된 준비된 대본이 한 몫 했다.

정통 사극연기에 굉장히 엄격한 김종선 PD 덕분에 배우들은 모두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고증 사적들에 대해 충실히 공부해야 했다. 연기 연습 역시 혹독했다. 그럼에도 불구 미리 준비된 대본 덕분에 촬영에 비교적 여유가 생겼다. 제작진과 배우들 사이의 마찰이 자연스럽게 줄어들면서 환상의 팀웍을 형성하게 됐다. 현재 ‘광개토태왕 은 이례적으로 방송 10회 분 가량이 앞선 상태다.
보통 대본이 미리 나와 있지 않으면 스케줄이 빡빡해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배우 혹은 스태프들은 예민해진다. 한 두 사람의 실수로 촬영 시간이 연기되면 촬영 분위기는 물론 당장 전파되는 방송에 영향을 미친다. 기본적이지만 가장 고질적인 문제를 ‘광개토 태왕팀은 완전히 극복한 것이다.
모든 태세를 갖춘 ‘광개토태왕의 조용한 반란은 그렇게 시작됐다.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기록하던 ‘광개토태왕은 최근 20%대 시청률을 돌파, 주말 안방극장을 호령하기 시작했다. 사극 전성기 때에 비하면 만족한 만한 수치는 아니지만 최근 인기몰이에 성공한 MBC ‘동이 시청률과 비슷해 사극 재도약의 희망 불을 알렸다. 더군다나 이제부터 ‘광개토태왕의 영웅적 면모가 본격적으로 드러날 예정이어서 진정한 시청률 사냥이 시작됐다는 주변의 평가다.
대게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사극은 다소 진부하다는 느낌을 쉽게 줄 수 있어 보다 강하고 새로운 감각이 뚜렷해야 한다. 역사 속 이야기이지만 현재의 정치, 사회 상황으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때 화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것. ‘광개토태왕은 이런 점에서 인기 사극이 갖춰야 할 모든 부분을 충족하는 셈이다.
김종선 PD는 역사를 왜곡하지 않는 선에서 드라마틱한 요소를 적절히 조화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드라마를 구성하면서도 계속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연기자들의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고 나 역시 최대한 그들을 위해 부지런히 뛰고 있다. 과거의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과거 영웅을 통해 현대 사회에 필요한 리더십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광개토태왕의 도약은 이제부터다”고 덧붙였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기자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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