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기자수첩] '용인 회장님 서킷' 들여다보니
입력 2011-09-21 14:01  | 수정 2011-09-22 09:31
회장님의 앞마당 서킷을 들여다 봤습니다. 하도 담이 높은데다 서킷을 들여다보는 것이 엄격히 금지돼 있기 때문에 기자가 직접 항공 촬영 장비를 조종해 담너머를 촬영해야했습니다.

소형 헬기로 들여다 본 서킷은 역시 너무 잘만들어져 있더군요. 아름다운 구성에 2층 구조, 호수까지. 역시 'S사가 만들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게다가 회장님이 직접 지시하셨으니 얼마나 열심히 만들었겠습니까.



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 서킷의 설계는 유명한 설계전문가 틸케가 맡았다고 합니다. 또, 국내 유일하게 서킷 전용 롤러(땅다지는 장비)를 6대(3대 한세트)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이용해 정성껏 다져 노면 상태가 매우 좋다고 합니다. 영암 F1 경기장을 만들때 이 장비를 한세트 빌려줘서 마무리가 잘 됐다고도 하지요. 연석만 해도 한 블럭당 60만원짜리로 수백개가 설치돼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국내 최고 수준이 아니라 세계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서킷입니다.

더구나 회장님의 레이스 실력을 높이기 위해 우리가 이름만 대면 알만한 레이서들이 동원됐다고 합니다. 정작 당사자들은 자신이 레이스를 떠나있는 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 아직도 입을 열지 않지만 측근들 말에 따르면 선수들이 "회장님이 너무 잘 달려서 놀랐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에버랜드 주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새 서킷에 일주일 3~5일은 반드시 슈퍼카가 달리는 소리가 난다고 합니다. 회장님이 이렇게 달리시니 랩타임도 상당한 수준이 됐겠죠.


잘은 모르지만 서킷을 혼자 즐기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공공재라고는 할 수 없으니 남의 땅에 있는 서킷을 열어라 말아라 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겠구요. 하지만 이 서킷은 사재가 아니라 주식회사 에버랜드돈으로 만든 것이고, 삼림을 훼손시켰을 때는 그런 허가를 받은 사유가 있었을텐데요. 그런 전후 과정을 모두 살펴보면 개인땅이라고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건 아닐겁니다.


이래저래 이제는 오픈해야 할 단계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모쪼록 회장님이 용단을 내려주시길 기대합니다.

김한용 기자 /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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