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출신` 꼬리표 떼는데 10년…

‘아이돌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자신만의 음악적인 색깔을 드러내고 싶은 꿈에 장애가 되곤 한다. HOT 출신으로 팀 해체 이후 록 음악을 시도한 문희준은 여전히 일부 안티에 시달리고 있고 최근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를 통해 가창력을 과시한 옥주현도 핑클 출신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악플러들로부터 시달림을 당했다. 하지만 자신만의 전략으로 10년만에 아이돌 꼬리표를 완전히 뗀 가수들도 있다.

god 김태우 '보컬리스트로 자리매김'
김태우는 아이돌 출신으로 가장 성공적인 솔로 데뷔를 한 가수로 꼽힌다. 물론 god라는 그룹이 ‘일밤-god의 육아일기라는 예능을 통해 먼저 인기를 얻은 경우라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HOT SES 핑클 등에 비해 비교적 이미지 변신이 용이했던 장점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같은 팀에서도 연기자로 변신한 윤계상, 데니안에 비해 김태우의 변신과정은 모범 답안에 가깝다.
무엇보다도 가수로서 승부수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곡을 얼마나 잘 소화하느냐에 있다. 김태우의 경우 ‘사랑비 ‘메아리 등 보컬 역량이 강조된 곡으로 승부를 걸었다. 또 휘성 등 비슷한 성격의 음악을 하는 또래의 가수들과 일종의 연대를 통해 보컬리스트로서의 이미지를 굳혀왔다. 여기에 ‘청춘불패 등의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친근감을 더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아이돌 꼬리표를 떼냈다.

원타임 테디 '스타 프로듀서의 길'
테디를 더 이상 원타임 출신으로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98년 원타임 멤버로 데뷔 한 테디는 현재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적인 작곡가 겸 프로듀서로 현재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원타임 시절부터 꾸준히 작곡 및 프로듀서로 활동해 온 테디는 빅뱅과 2NE1의 작곡 및 앨범 프로듀서로 확실한 입지를 굳혔다. 특히 2NE1은 테디의 프로듀서 역량의 정점을 보여주는 팀이다. 2NE1의 모든 앨범과 데뷔곡 ‘파이어를 비롯해 ‘아 돈 케어 ‘캔트 노바디 등 이들의 대표곡이 테디의 곡이다.
테디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클럽튠의 일렉트로닉 힙합을 국내 스타일로 가장 잘 소화해내고 있다. 프로듀서로서는 기존의 ‘칼군무와 귀여움, 섹시함을 주 무기로 했던 걸그룹들이 하지 못했던 자유분방한 이미지를 2NE1에게 심어 성공을 거뒀다.

블랙비트 심재원 '전문영역의 개척'
2002년 SM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데뷔한 블랙비트의 심재원은 자신의 전문분야를 특화시켜 성공한 경우다.
심재원은 블랙비트 이후 SM엔터테인먼트 소속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보아, f(x) 등의 가수들의 안무연출, 댄스 트레이너로 활동하며 최근 동방신기의 ‘왜 등을 직접 만들었다.
또 비트버거라는 디제잉팀을 결성해 활동 중이다. 특히 비트버거는 퍼포먼스면에서는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답게 단연 압도적인 퍼포먼스가 결합된 신선한 방식의 디제잉으로 최근 클럽가에서 급부상 중이다. 비교적 연차가 낮은 디제잉 팀이지만 그 실력을 인정받아 지난 7월 말 열렸던 ‘지산밸리록페스티벌2011 라인업에도 공연을 펼쳤다. 특히 당시 무대에는 스키조의 기타리스트 주성민과 트랙스의 정모와 콜라보레이션을 제안, 자신만의 독특한 디제잉 스타일을 과시하기도 했다.

클릭비 노민혁 '초심으로 돌아가기'
1999년 클릭비로 데뷔한 노민혁은 데뷔 전부터 ‘천재 기타리스트로 불리던 인재다. 당시는 파격적인 밴드 포맷의 클릭비에서 활동해 온 노민혁은 2004년 클릭비에서 탈퇴, 약 4년동안 홍대에서 길거리 공연을 하며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왔다.
2008년 노민혁은 마현권, 심태현과 함께 애쉬그레이를 결성했다. 다소 암울한 분위기의 브리시티 모던록을 지향하는 애쉬그레이는 2009년부터 차분히 7장의 싱글앨범을 발표하며 홍대신에서 인지도를 쌓아갔다. 특히 꾸준히 클럽공연을 펼치며 실제 대중들과 소통하는 노력을 보였다. 노민혁이 소속된 애쉬그레이는 밴드 결성 3년만인 지난 6월 첫 정규 앨범을 발표했으며 꾸준히 단독공연 등을 통해 팬들과 만나고 있는 중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