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3시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MBC 새 일일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3)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하이킥3는 짧은 다리를 가진 보통 사람들이 꿈꾸는 특별한 반전이자, 패자들의 마지막 부활전이다. 부제인 ‘짧은 다리의 역습은 소위 ‘줄임말 제목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묘수였다고. 김 PD는 어떤 식으로든 줄여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복잡한 표현을 썼다”면서도 단순히 ‘하이킥 세 번째 시리즈물로 비춰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멜로 중심의 전작과 달리 소동 중심으로 그려지는 ‘하이킥3의 눈에 띄는 점은 어린이 및 장년 캐릭터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전작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는 이순재 김자옥 나문희 서신애 진지희 등 어린이와 장년층이 등장한 것과 대조적으로 ‘하이킥3는 실직 가장 가족과 청춘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숨어 있다. 현실적으로 실종돼 가고 있는 3대 가족의 반영, 그리고 김 PD 스스로의 자기복제 거부다. 김 PD는 ‘순풍산부인과에서는 미달이를, ‘지붕킥에서 신애 지희를 했었는데 왠지 자기복제 같은 느낌이 들 것 같아서 이번에는 뺐다”고 밝혔다.
이어 또 3대라는 구조가 현실적이진 않아서 보다 현실적인 설정으로 가게 됐다”고 밝힌 김 PD는 이번엔 젊은 층 캐릭터가 몰려있다 보니 사실 에피소드를 만들기가 힘들긴 하지만 더 이상 그런 캐릭터의 원형을 반복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극 전반을 흐르게 될 내레이션도 전작들과 달라진 점이다. 김 PD는 내레이션은 상황을 객관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전작들에선 극중 인물이 순간순간 그 역할을 해줬는데 이번엔 그 부분을 강화해보고 싶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전지적 작가 형식으로 만들어보게 됐다”고 말했다.
가수 이적이 연기, 음악감독에 이어 내레이터 역할을 추가하게 됐다. 김 PD는 이적씨는 목소리가 되게 감미롭고 따뜻하고 좋아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자마자 이적에게 전화했는데 본인이 좋다고 해 그 자리에서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적의 내레이션은 2051년에서 바라본 2011년의 모습으로 그려질 예정이라 ‘하이킥3에 일종의 블랙 코미디 같은 느낌을 가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독특한 설정은 두 집이 땅굴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김 PD는 제작비 덕분에 현실화됐다”며 땅굴은 도망가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나중에는 두 집을 이어주는 공간이 될 수도, 누군가에게는 사랑의 통로일 수도, 아늑한 공간이 될 수도 있다”며 땅굴이라는 공간의 변화 역시 이 작품의 주제가 될 수도 있겠다”고 덧붙였다.
‘하이킥 시리즈뿐 아니라 전작들이 대체로 여느 미니시리즈 이상의 인기를 모아왔기 때문에 이번 ‘하이킥3에 대한 기대감도 하늘을 찌를 듯 한 상황. 더불어 시청률에 대한 부담도 물론 있다. 사실 그 부분이 제일 부담스럽다. 결과가 좋아야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과도한 기대에 비해 내가 능력이 있나 하는 고민도 있다.”
김 PD는 어떻게 하다 보니 시청률에 좌지우지되게 됐는데, 사회적으로 드라마사에 큰 획을 그을 만한 작품은 아니고 그냥 저녁 드시면서 부담 없이 즐기실 수 있는 작품이다. 그 (시트콤으로서의) 본분을 잃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제작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날 ‘지붕킥 결말에 대해 지각 사과한 김 PD는 ‘지붕킥이 욕을 먹었던 것은 판타지를 원했는데 판타지를 안 드렸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우리(시트콤)의 역할이 있는 것 같다. 제작 조건 여건도 있지만, 우리는 그렇게 만들면 안 될 것 같다. 시트콤은 창문을 통해 옆집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것 같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해야 한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김 PD는 판타지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리 작품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는 드라마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하이킥3는 벼랑 끝에서 외줄 타듯 위태로운 풍요 속에서 언제 낭떠러지 아래로 추락할지 모른다는 불안을 안고 사는 현대인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그려낼 예정이다.
안내상 윤유선 윤계상 서지석 이종석 박하선 백진희 크리스탈 강승윤 김지원 줄리엔강 이적 박지선 고영욱 윤건 등이 출연한다. 19일 오후 7시45분 첫 방송.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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