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구만 훔친 70대 노인…"살기 어려워서"
입력 2011-09-06 19:56  | 수정 2011-09-07 00:06
【 앵커멘트 】
리모델링 공사장에서는 인부들이 공구를 놓고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점을 노려 지난 2년간 공구만을 훔쳐온 70대 노인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최인제 기자입니다.


【 기자 】
한 남성이 리모델링 공사장 입구 자물쇠를 따더니 태연하게 안으로 들어갑니다.

30분쯤 지나자 자루를 들고 공사장을 유유히 빠져나옵니다.

70살 한 모 씨는 지난달 19일 명동에 있는 리모델링 공사 현장에서 드릴 등 시가 백만 원이 넘는 공구를 훔쳤습니다.

일반 공사장과 달리 인부들이 공구를 놓고 간다는 점을 노린 것입니다.


▶ 스탠딩 : 최인제 / 기자
- "범인은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장비뿐만 아니라 공사장에 있던 각종 공구를 닥치는 대로 훔쳐 달아났습니다."

한 씨는 이런 식으로 2009년 8월부터 최근까지 12차례에 걸쳐 3천만 원 상당의 공구를 훔쳤습니다.

▶ 인터뷰 : 한 모 씨 / 공구 절도범
- "지나가다가 들어가기가 쉽고 좀 감시가 없으니까요. 가져와서 청계천에 가서 공구 값으로 (팔아왔습니다.)"

이렇게 빼돌린 공구는 대부분 청계천 공구상인 강 모 씨에게 헐값에 팔았습니다.

한 씨는 경찰 수사를 피하려 휴대전화를 꺼놓고 범행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김득식 / 서울 남대문경찰서 형사
- "피의자가 노령이며 기초생활수급자로서 연금으로는 생활을 충당을 못 해 이런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경찰은 두 사람을 구속하는 한편, 강 씨가 장물을 되팔지는 않았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최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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