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유가 6일 행당동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도가니'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극중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도가니'는 2005년 무진의 한 청각장애학교에서 벌어진 충격 실화를 극화한 작품. 자애학원에 새로 부임한 미술교사 인호(공유)가 교장과 교사들에게 학대당하던 아이들을 위해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그렸다.
공유는 "연기를 할 때 최대한 힘빼려고 노력하는 사람인데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 순간 많은 것 같다"며 "나를 내려놓고 하려고 해도 잘 안 되는 경우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렇기 때문에 모니터 앞에서 감독을 괴롭힌 적도 많았다는 것. 그는 연기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한 번을 외쳤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공유는 영화 촬영을 하면서 먹먹함이 여전히 이어졌다고 고백했다.
"영화를 괜히 봤다는 생각이 드네요. 냉정함을 가지고 대해야 하는데…. 영화를 보고 다시 한 번 느낀 것은 아이들이 진짜 고생을 많이 한 것 같아 나중에 애들을 만나면 한 번씩 안아주고 싶어요."
그는 "영화는 다시 볼 자신이 없다"며 "남들이 봤을 때 슬프거나 우울한 신도 아니고 지나가는 한 컷인데도 먹먹한 상태로 울컥 울컥했다"고도 했다.
극중 공유는 상당한 수화 시력을 보인다. 하지만 수화를 하는데 어렵지 않았고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그는 "수화는 또 다른 언어일 뿐"이라며 "수화는 손으로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도 얘기한다. 유익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무진 인권운동 센터의 간사 서유진으로 나오는 정유미는 공유와 함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한다.
그는 "내가 이걸 제대로 바라보고 있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감정이 올라올 때 제대로 다 못 담아내서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황동혁 감독은 "이 사건을 세상에 알리고 인호의 눈을 통해서 이 사건이 알려지니 그의 마음을 대변하는 장면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바꿔봤다"며 "그런 다음에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결말로 바꿔봤다"고 했다.
황 감독은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 게 아니라 여전히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대부분이 이런 일 모르고 지나가고 있다"며 "사람들이 이런 일들을 파급력 많은 영화를 통해 알게 됐으면 한다. 어떤 메시지 담고 관객이 나가든 그것은 관객의 각자의 몫으로 남기고 싶다"고 덧붙였다.
2009년 출간한 공지영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22일 개봉 예정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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