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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돔 15만`, 이것이 SM發 K-POP 현주소다(종합)
입력 2011-09-05 06:07 

2009년 동방신기가 처음 도쿄돔에 섰을 때만 해도 SM 소속 가수 모두가 같은 곳에 오르리라곤 감히 예측하지 못했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SM 패밀리의 ‘꿈은 이루어졌다. 이것은 ‘SM표 한류의 현 주소다.
지난 2~4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SMTOWN LIVE in TOKYO SPECIAL EDITION은 지난해 8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미국, 중국, 일본, 프랑스까지 진행된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3일간 총 15만 명의 관객을 동원, 일본 내 단일 아티스트 공연 사상 최대 규모 타이(故 마이클잭슨)기록으로 SM의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입증했다.
◆3일간 도쿄돔 떠나갈듯… 이래도 반(反) 한류 외칠래?
공연장 규모부터 남달랐다. 92m*23m 메인 무대는 5만 명이 운집한 도쿄돔을 한가득 채웠다. 스탠딩 좌석을 제외, 무대에서 객석까지의 거리는 100m에 육박했지만 와이어부터 이동식 무대까지 공감각적인 연출로 관객들과의 거리를 좁혔다.
중독성 있는 레퍼토리에, 눈을 뗄 틈을 주지 않는 화려한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레이저 쇼부터 와이어 액션, 무대 이동에 콜라보레이션 무대까지. 여느 공연형 가수들에 견줘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가 돋보였다.

다년간의 무대 경험을 통해 다져진 세련된 무대 매너도 인상적이다. 특히 보아와 더불어 일본 한류에 씨앗을 뿌린 동방신기는 능숙한 일본어로 관객들을 쥐락펴락 했다. 가수들 대부분 일본어 버전으로 곡을 소화했고, 팬들과 일본어로 의사소통을 하며 친밀감을 높였다.
이번 공연은 한·일 양국 취재진만 무려 800여 명이 투입된 대형 뮤직 페스티벌로 일본 3대 스포츠지를 비롯해 후지TV 아사히신문 등 지상파 매체들도 앞 다퉈 현장 소식을 보도했다. 60여 만 명의 일본인이 티켓 전쟁에 뛰어들며 일각에서 불거진 반 한류 움직임을 무색하게 했다.
◆2인 동방신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슈주-샤이니는 호시탐탐 ‘청출어람
멤버 불화 끝 2인조로 팀을 재정비했지만 동방신기는 여전히 건재한 SM패밀리의 중심축이었다. 2년 만에 다시 도쿄돔을 밟은 동방신기는 특유의 카리스마와 화려한 퍼포먼스, 여유 있는 무대매너로 한껏 달궈진 도쿄돔을 그야말로 ‘폭파 시켰다.
이번 공연에서 동방신기는 ‘Rising Sun ‘Mirotic ‘Super Star ‘왜 ‘Somebody to love 등 기존 히트곡 레퍼토리에 신곡 ‘B.U.T까지 선보였다. 5만 명의 관객들의 함성에 도쿄돔 지붕은 날아가버릴 듯 했다.
슈퍼주니어, 샤이니도 만만치 않은 기세를 보였다. 특히 일본에 공식 진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 현지 팬클럽을 창단할 정도로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는 슈퍼주니어는 특유의 친근함 대신 화려한 볼거리로 일본 팬들을 매료시켰다.
또 일본에 정식 데뷔한 지 불과 두 달여 밖에 되지 않은 샤이니는 두 형들(동방신기, 슈퍼주니어)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지난 6월 발표한 일본 데뷔 싱글이 10만 장을 돌파하는 등 SM 차세대 중심 주자를 예약했다.
◆에프엑스, 데뷔도 안 했는데 이래도 돼? 2色 소녀들의 ‘파란
한국 걸그룹은, SM 스타일은 과연 천편일률적일까? 걸그룹 발(發) 한류 열풍의 중심, 소녀시대와 차세대 ‘톱 걸 에프엑스는 이같은 일각의 지적을 보기 좋게 날려버리며 서로 다른 매력을 뽐냈다.
지난해 9월 일본 첫 싱글을 발표, 데뷔 1주년을 맞은 소녀시대는 한류 걸그룹 열풍의 선봉장답게 당당한 매력을 과시했다. 한껏 물 오른 소녀시대의 미모와 실력에 일본 남성들마저 ‘삼촌팬으로 변신했고 여성들은 질투 반 선망 반의 시선으로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에프엑스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내년 초 일본 정식 데뷔를 앞둔 에프엑스는 이미 SM 패밀리 막내로서의 소임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팬들은 이들의 데뷔곡 ‘LA chA TA를 비롯해 ‘Nu ABO ‘Hot Summer ‘피노키오 등 히트곡들을 이미 따라 부를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보냈다.
◆SM을 거울 삼아 K-POP 한류 미래를 고민하다
이번 공연에는 지난 1일 군 입대한 김희철(슈퍼주니어)과 교통사고로 부상을 입은 수영(소녀시대)를 제외하고 강타,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에프엑스, 천상지희 다나&선데이, 김민종, 슈퍼주니어-M 멤버 헨리&조미, J-Min 등 SM패밀리가 대거 참여했다.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한국 댄스 가요계의 계보를 보여주는 라인업 중 누군가는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기도, 또 다른 누군가는 현재와 미래를 달린다. 시간차는 시대차와 함께 다른 행보를 가능케도, 불가능하게도 한다. 후배들이 부러웠다”는 강타의 발언은 결코 괜한 말이 아니다.
물론 이번 도쿄돔 공연은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보아부터 시작해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까지. 근 10년에 걸친 SM의 현지화 전략으로 2011년 도쿄돔의 역사를 새로 쓴 것. 더 이상 SMTOWN 콘서트를 특정 기획사 콘서트로 혹은 아이돌 ‘쇼로만 평가하기엔 스케일이 너무 커졌다.
10대 청소년부터 2~30대 젊은이, 40~50대 아주머니에 이르기까지 지난 3일간 도쿄돔을 가득 메운 보랏빛 물결이 바로 2011년 SMP(SM Music Perfomance)의 현 주소다. 과연 이 같은 SM의 인기를 한류 ‘거품이라 할 수 있을까. 이미 일본 사회에 깊숙이 침투한 한국 ‘문화다.
하지만 이번에 SM패밀리가 도쿄돔에 쓴 역사는 역설적이게도 시스템화 된 대형 기획사 소속이 아니면 그만큼 성공하기 쉽지 않음의 반증이기도 하다. SM발 한류가 K-POP 상생으로 나아가게 할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기다.
한편 SMTOWN LIVE WORLD TOUR는 오는 10월 23일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드 공연으로 이어진다.
[도쿄(일본)=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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