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대선 전 미국에 BBK 김경준 송환연기 요청"
입력 2011-09-03 20:32  | 수정 2011-09-04 10:58
【 앵커멘트 】
한동안 잠잠했던 위키리크스의 폭로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특히 이번엔 BBK 핵심인물 김경준 씨의 한국송환과 관련된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어떤 내용인지 김성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대통령 선거를 두 달 앞두고, 이명박 후보 진영이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 김경준 씨의 한국 송환을 미뤄달라고 미국 측에 요청했다."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서울발 미국 비밀 외교전문의 내용입니다.

당시 한나라당 선대위원장이던 유종하 전 외무장관은 버시바우 당시 주한 미 대사를 만나, 이명박 후보가 피해자이며, 김씨의 한국 송환이 이 후보의 선거운동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 전 장관은 미국이 김씨를 대선 기간에 송환한다면 이는 내정간섭이므로 송환하지 말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주일쯤 뒤 유 전 장관을 다시 만난 버시바우 당시 미국 대사는 이미 2005년 12월 김씨의 송환을 미국이 승인해 송환을 연기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통보했습니다.


한편, 위키리크스는 당시 대선 후보군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인물평가도 공개했습니다.

미 대사관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점은 이점이지만, 여성이라는 점이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당시 한나라당 소속이던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는 지식인이 선호하는 후보로 평가하면서도, 경기도지사 퇴임 후 폭넓은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정동영 최고위원의 낮은 지지율은 노무현 대통령이 지지받지 못하는 상황을 반영한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2008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와병설 직후 주한 미 대사는 북한 급변사태에 대해 한국과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을 미국에 건의했습니다.

또 2008년 8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의 급변사태와 탈북자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후진타오 주석이 무반응으로 일관했다는 내용도 소개됐습니다.

MBN뉴스 김성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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